"지방의회 선거서 자민당·공명당 승리로 오키나와현 지사 곤란"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주일 미군 기지 이전을 놓고 일본 중앙 정부와 마찰을 빚어온 오키나와현의 다마키 데니(玉城デニ) 지사가 지방의회 선거 결과 반대 세력이 승리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17일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NHK와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오키나와현 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등 현 다마키 지사를 지지하지 않는 세력이 종전보다 4석 많은 28석을 획득해 전체 48석 중 과반을 넘어섰다.
주일 미군 후텐마 비행장의 헤노코(邊野古) 이전 문제 등을 놓고 일본 정부와 각을 세워온 오키나와현에서는 그동안 중앙정부와는 달리 자민당과 공명당 등이 지방의회 야당이었다. 이들 세력이 현의회 의석의 절반을 넘어선 것은 2008년 이후 16년 만이다.
아사히신문은 "비자금 문제로 최근 자민당이 잇단 패배를 거듭해온 가운데 자민당 후보들이 이번 선거에서 당파 색을 억제하며 선거전을 치른 데다 중앙 정부와 대립으로 오키나와 진흥 예산이 줄었다고 주장하며 역풍을 피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헤노코 이전 문제 등을 놓고 지사의 이전 반대 입장을 지지해온 공산당, 입헌민주당, 오키나와사회대중당 등 현의회 여당 세력은 20석을 얻는 데 그쳐 의석수가 종전보다 4석 줄었다.
이번 현 의회 선거 패배로 미군 비행장의 헤노코 이전 반대를 공약으로 내세워온 다마키 지사는 어려운 입장에 몰리게 됐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다마키 지사는 심야 기자회견에서 "선거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지만 "헤노코 이전에 대한 반대 입장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다마키 지사는 헤노코 지역 지반 보강공사 승인을 거부하면서 중앙 정부와 소송을 벌여왔지만 지난해 패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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