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토니상' 김하나씨 "한국 출신 많아…운좋게 스타트 끊었을 뿐"(종합)

입력 2024-06-17 22:54   수정 2024-06-18 03:35

[인터뷰] '토니상' 김하나씨 "한국 출신 많아…운좋게 스타트 끊었을 뿐"(종합)
뮤지컬 '아웃사이더스' 프로젝션 디자인…"브로드웨이 진출, 처음엔 꿈도 못 꿔"
유학 중 무대 디자인에 흥미…NYT "무대 관통 빛줄기로 장면에 활력 불어넣어"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김하나(하나 수연 김)씨는 한국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미국으로 유학해 브로드웨이에서 프로젝션 디자인 부문의 최고봉에 오른 비주얼 아티스트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아웃사이더스'에서 브라이언 맥데빗과 함께 조명 디자인을 담당한 김씨는 16일(현지시간) 연극·뮤지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맥데빗과 조명 부분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씨는 연합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너무 깜짝 놀랐다. 그저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알고 살겠다"라고 짤막하게 소감을 말했다.
김씨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일하는 건 처음에는 꿈도 꾸기 힘들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뉴욕 링컨센터 극장, 뉴욕 퍼블릭시어터, 맨해튼 시어트클럽 등지에서 작업하며 미국 공연예술계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굳혀왔다.
김씨는 "이 분야에서 열심히 하고 계신 한국 출신 분들이 저 말고도 많다"며 언젠가 다 같이 인정받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브로드웨이에서 열정을 바치고 있는 한국 사람들이 자신 말고도 많다는 김씨는 "제가 운 좋게 스타트를 끊었을 뿐"이라며 겸손을 표하기도 했다.
뮤지컬 아웃사이더는 S.E. 힌튼의 원작 소설과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동명 영화(1983)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아웃사이더의 무대 리뷰에서 "하나 김의 프로젝션은 무대를 관통하는 빛줄기를 보내 장면에 활력을 부여한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 수상 소감 부탁드린다.
▲ 너무 깜짝 놀라서 정신이 없다. 그저 감사하다. 앞으로도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알고 살겠다.
-- 브로드웨이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 미국은 대학원 과정(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으로 왔다. 서부에서 시작했고 지금도 로스앤젤레스(LA)에 살고 있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일하는 건 처음에는 꿈도 꾸기 힘들었다.
-- 브로드웨이 벽 뚫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 뉴욕에 근거지를 둔 감독이 서부에 와서 작업을 하는 동안 참여했는데 마음이 잘 맞았다. 뉴욕 퍼블릭시어터에서 작업하는데 같이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너무 하고 싶었다. 제가 하는 작업은 프로젝션 디자인이라고 한다. 영상을 이용해 연극 안에서 스토리텔링을 도와준다. LED 월을 쓸 수도 있고 프로젝터를 사용하기도 한다.
-- 빛으로 무대 세트를 꾸민다고 생각하면 되나.
▲ 비슷하지만 다르다. 토니상 수상 부문이 라이팅(조명)인데, 토니상에는 아직 프로젝션 디자인이란 부문이 따로 없다. 프로젝션 디자이너들이 개선하려고 하는 지점이다. 아직 신생 분야다. 세트처럼 쓰이면 세트 디자이너와 같이 묶이고, 조명과 비슷하면 조명과 같이 묶이기도 한다. 1993년 뮤지컬 '더 후스 토미' 오리지널 공연에 쓰이면서 브로드웨이에서 상용화되기 시작해 요즈음에는 더욱 일반화되었다.


-- 무대 벽의 디테일을 빛으로 꾸민 것을 봤다.
▲ 프로젝션의 일부이다. 미디엄(수단)이 있고 콘텐츠가 있다. 미디엄으로 프로젝터를 쓸 수도 있고, LED 월을 쓸 수도 있다. LED 월을 쓰면 그래픽적으로 세트의 일부가 되기 쉽다. 프로젝터를 쓰면 빛을 쏘는 것이기 때문에 조명처럼 하는 경우도 많다. 프로젝션 디자인 분야를 따로 구분하는 게 필요하다.
-- 뮤지컬 아웃사이더스엔 어떻게 참여했나.
▲ 뉴욕 퍼브릭 시어터 작업하면서 미국 동부 쪽 사람들을 알게 됐다. 뮤지컬 아웃사이더가 프로젝션 디자이너를 찾을 때 알고 지내던 동부 쪽 지인들이 저를 추천해줬다.
-- 프로젝션 디자인은 어떻게 시작했나.
▲ 학부 때 서울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편집이나 유저인터페이스(UI) 등의 디자인을 주로 했다. 대학원 유학을 가면서 전공을 세트 디자인으로 정했다. 학부 때는 디바이스나 종이같이 작은 것에 작업을 주로 했다. 공간을 이용해 큰 작업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찰나에 무대 디자인이 어떨까 호기심이 들어 선택했다.
--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수상하게 돼 너무 감사하다. 이 분야에서 열심히 하고 계신 한국 출신 분들이 저 말고도 많다. 언젠가 다 같이 수상 후보에 오르고 인정받는 날이 왔으면 한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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