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때 군사동맹 복원 관측 전하며 북러간 군사협력 강화 우려 보도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언론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8~19일 방북에 대해 북러 관계가 한 단계 더 심화하는 신호라고 17일(현지시간) 평가했다.
미 언론들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려 러시아에 북한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졌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북한의 대(對)러시아 무기 지원에 상응하는 러시아의 대(對)북한 첨단 기술 제공 가능성 등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이번 방문은 푸틴에 대한 증대하는 북한의 전략적 중요성,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재래식 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북한의 능력을 부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냉전 시대 동맹이었던 북러는 소련 해체 이후 관계가 차가워졌으나 수년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이유로 한 대(對)미국 적대감을 공유하면서 다시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북한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 기간에 핵무기 능력 향상을 위해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러시아와 냉전 때의 군사 동맹을 복원하는 시도를 할 것이란 한국 전문가들의 관측을 전했다.
NYT는 "북러 협력 강화는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안보적 함의가 있다"면서 북한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 사용되면서 북한이 서방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으며 북한의 해외 돈벌이 차단을 위한 제재에 구멍이 생긴다는 점 등을 거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과 김정은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푸틴을, 핵·탄도 미사일을 이유로 김정은을 각각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을 거부하면서 상대국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다시 한번 다짐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NN은 "푸틴의 20년 만의 첫 방북은 국제 사회에서 광범위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북러간 관계 심화의 신호"라면서 "서방에 대한 적대감에 기반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푸틴의 지원 필요성에 추동되는 양국 간 파트너십이 (이번 방문으로) 더욱 공고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가 개최된 것을 거론하면서 " 푸틴의 방북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김정은의 지원을 강화하는 것을 모색하기 위한 기회"라면서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재개되면서 이런 목표는 더 시급해졌다"고 말했다.
CNN은 "북한의 무기 지원 대가로 러시아가 대북 제재를 위반하고 북한의 군사위성 프로그램을 도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푸틴의 움직임은, 불법 핵무기에 대한 제재에 굴복하지 않고 있는 김정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 지도자의 방문은 북한 내에서 김정은의 글로벌 영향력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AP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 "김정은은 신냉전 구도 속에서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들과 협력을 확장하고, 역내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 차원에서 러시아에 (외교적)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기술을 이전받고 경제적 지원을 받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군수품을 제공하는 무기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로이터통신은 푸틴의 방북에 대해 "핵무장 국가인 북한과 급성장하는 (러시아의) 파트너십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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