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공시대상기업집단 경제력 집중도 분석…자산 집중도 2.4% 불과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공정거래법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제도가 제도 도입 취지를 상실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 정도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작년 기준 외감기업 전체 자산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제외)이 차지하는 비중인 자산 집중도는 2.4%,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인 매출 집중도는 4.2%, 당기순이익 비중은 6.3%에 불과했다.
여기서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4천억원 이상)을 제외한 자산총액 5조∼10조4천억원 규모의 기업을 말한다.
현행법상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돼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한다.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기 위해서다.
한경협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합친 대기업 집단 전체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이 차지하는 경제력 비중도 낮은 수준이었다.
작년 기준 공시대상기업집단이 대기업 집단 전체에서 차지하는 자산 비중은 9.4%, 자본 비중은 9%, 부채는 9.8%였다.
경영 성과 측면에서도 매출액은 9%, 당기순이익은 10.7% 비중을 보였고, 고용 인원 비율도 재무상태표나 손익계산서상 주요 항목의 비중과 유사한 9.6%로 나타났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한 기업집단의 각 계열사의 규모를 살펴봤을 때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해당했다.
현행 중소기업기본법의 규모 기준을 적용했을 때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계열사 중 77.9%가 중소기업에 해당했고, 49.1%는 소기업으로 분류됐다.
상법상 대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계열사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기업 1천105개 중 48개로 4.3%에 불과했다.
한경협은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제도를 폐지하더라도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가 많아 이러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대외 경제 개방도가 높아지고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규모, 경제력 집중도가 낮은 상황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제도를 유지해야 할 근거가 없다"며 "장기적으로 세계 유일의 갈라파고스 규제인 대기업집단 지정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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