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석방된 호주 언론인, 리창 회견장서 취재방해 당해(종합)

입력 2024-06-18 21:59  

中서 석방된 호주 언론인, 리창 회견장서 취재방해 당해(종합)
中외교관, 시야 막고 촬영 방해…청레이 "중국 뉴스에 노출될까 막은 듯"
호주 총리 "리 총리에게 직접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됐다가 3년여 만에 석방된 호주 언론인 청레이가 호주를 방문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자 중국 당국자들이 그를 '방해'했다고 호주 스카이뉴스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전날 호주 수도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리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의 기자회견장에 호주 스카이뉴스 기자로 활동 중인 청레이가 참석했다.
중국 관계자들은 그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앞에 서서 시야를 가렸다. 또 카메라 촬영을 막으려고 시도했다.
이에 호주 당국자들이 중국 관계자들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했지만 이들은 응하지 않았다. 결국 청레이는 취재할 수 있도록 다른 자리로 안내받았다.
호주 언론들은 청레이를 방해하던 이들이 중국 외교관이라고 보도했다.
청레이는 스카이 뉴스에 출연해 "그들은 나를 방해하려고 노력했다"며 "내가 나쁜 인상을 줄 수 있는 말이나 행동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선 중국 뉴스 보도에 자기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리 총리가 원치 않았던 것 같다며 "그들의 행동하는 방식은 그다지 놀랍지 않다. 그들은 자기 발등을 찍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전날 상황을 알지 못했다며 언론의 의회 내 취재를 완전히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우리는 서로 다른 가치관과 다른 정치 체제를 갖고 있으며 청레이를 막으려는 시도에서 우리는 그 사례를 봤다"며 "호주 관료들이 옳은 일을 위해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이번 일이 중국 앞에서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현 호주 정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 보도에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오후 다시 라디오에 출연해 "리 총리에게 이번 일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직접 말했다"며 "그것은 적절한 행동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중국 태생인 청레이는 10세에 호주로 이주한 호주 시민권자로 2003년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중앙(CC)TV 기자로 활동했고, CCTV의 영어방송 채널 CGTN 앵커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2020년 8월 체포돼 국가 기밀을 해외로 유출한 범죄 활동 혐의로 3년여간 구금됐다가 지난해 10월 풀려났다.
이 과정에서 청레이는 비공개 재판을 받았고 호주의 영사 조력 등을 제한받았다.
인권 단체나 서방 언론은 당시 중국과 호주의 극심한 갈등 속에 청레이가 중국의 인질 외교 희생양이 됐다고 본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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