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5일 지연 4건…오사카행서 '기체 바꿔치기·거짓 해명' 논란
작년 LCC 중대사고 14건 중 8건이 티웨이…항공서비스 평가는 10위 중 9위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본격적인 유럽 노선 취항을 앞둔 티웨이항공[091810]의 안전 관리와 항공 서비스 운영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기체 결함으로 잇단 지연이 발생한 데 이어 처리 과정에서도 '항공기 바꿔치기·거짓 해명' 논란이 이어지며 빈축을 사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4편의 티웨이 항공기가 제시간에 출발하지 못했다.
지난 13일 태국 방콕발 인천행 TW184편(20시간 지연), 인천발 오사카행 TW283편(11시간 지연), 지난 14일 오사카발 인천행 TW284편(11시간 지연), 지난 15일 인천발 싱가포르행 TW171편(1시간 지연)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TW283편이다.
원래 낮 12시 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야 했던 이 항공편은 기체 결함을 이유로 탑승이 4시간가량 늦어졌고, 승객들이 모두 탄 뒤에도 3시간 넘게 출발하지 못하다가 다시 내리도록 했다.
결국 이 항공편은 오후 11시 4분이 돼서야 출발했다. 일부 승객은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기절하기도 했고, 승객 310명 중 204명은 결국 탑승을 포기했다.
지연 과정에서는 애초 오사카행에 배정됐던 HL8500 항공기 대신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에 투입하려던 HL8501 항공기가 배치돼 논란을 낳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먼저 출발하려던 HL8501에 기체 이상이 발생하자 회사 손해를 줄이려 항공기를 바꿔치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크로아티아가 포함된 유럽연합(EU)의 항공 관련 규정인 'EU261'에 따르면 항공사 책임으로 지연·결항하면 환불 외에도 승객 1인당 최대 600유로(약 88만원) 상당의 보상을 해야 하는데, 티웨이항공이 이 비용을 아끼려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교체 과정에서 보상 관련 규정을 고려한 바는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자그레브 공항은 24시간 운영되는 공항이지만, 이착륙이 불가능한 현지시간 오전 2시∼오전 5시 30분의 조업 제한 시간이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티웨이항공은 TW283편 정비를 오후 6시 45분께 마쳤고 '내려 달라'고 요구하는 승객들이 하나둘 나오면서 시간이 지체돼 결국 모든 승객을 내리게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더욱 지연됐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일부 탑승객들은 당초 기체에 문제가 있다는 안내방송이 나온 시각이 오후 6시 57분이었으며, 오후 9시를 넘겨서도 항공기 정비로 보이는 작업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티웨이항공이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는 게 탑승객들의 주장이다.
일련의 지연 사태를 빚은 티웨이항공은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철저한 안전 정비와 서비스 강화로 고객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단거리 노선 중심이던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첫 유럽 노선인 자그레브에 취항한 데 이어 유럽 4개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조건에 따라 대한항공으로부터 넘겨받는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에 오는 8∼10월부터 항공편을 띄우며, 프랑스 파리 노선도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운항한다.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의 본격적인 장거리 노선 운항을 앞두고 잇달아 벌어진 지연으로 안전과 서비스에 의구심을 표하는 시선이 많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중대 사고 14건 중 8건이 티웨이항공에서 발생했다. 3만명을 대상으로 한 '2023 항공 이용자 만족도 평가'에서도 티웨이항공은 10개 국적 항공사 중 9위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은 이번 지연 대처 과정에서 항공사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신뢰를 크게 잃었다고 본다"며 "유럽 노선에서 대형 항공사(FSC)를 대신해 승객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뼈를 깎는 안전 및 서비스 향상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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