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투사 원한다"…트럼프, 러닝메이트로 누구 낙점할까

입력 2024-06-18 12:19  

"난 투사 원한다"…트럼프, 러닝메이트로 누구 낙점할까
트럼프 측근들 "성별·인종 관계없이 '투사형' 인사 물색"
가디언 "트럼프의 변덕 등 고려하면 뜻밖의 인사가 선정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닝메이트(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성별, 인종과 관계없이 '투사형' 인물을 찾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측근들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통적인 선거 전략상 여성이나 유색 인종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측근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른바 '정체성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신 미디어에 정통한 데다 자신에게 적대적인 언론계를 상대로 자신을 위해 싸워줄 후보를 찾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가디언에 "한마디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 부통령인) 마이크 펜스와 완전히 다른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기독교 보수주의자인 펜스 전 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3차례 결혼 경력이 있는 리얼리티 TV 스타 트럼프의 자질을 의심한 공화당원의 지지를 강화했던 중요한 자산이었다.
하지만, 펜스는 2020년 대선 패배를 승복하지 말라는 트럼프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갈라섰고, 이후 1월 6일 의회 폭동 당시 폭도들의 표적이 됐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인하지만 충성스럽고,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조화를 이루지만 지나치지 않고, '화면발'을 잘 받아도 자신을 능가하지 않는 소위 '딱 좋은'(Goldilocks) 후보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대선으로 첫 흑인 부통령이 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맞상대를 찾고 있는 셈이지만, 트럼프 캠프는 공화당 유일의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과 같이 흑인 후보를 지명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기고 있다.
한 소식통은 가디언에 "트럼프 캠프는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정체성 정치가 경제나 지역사회 안전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올해 81세의 바이든 대통령이나 막 78세가 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고령인 까닭에 다른 대선 때보다 부통령 후보 선정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미국 역사상 그동안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이 된 사람은 15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8명은 현직 대통령이 숨지면서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여론조사위원인 짐 맥러플린은 "(부통령 후보는)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트럼프가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앞으로 12년간 백악관에 머물 사람일 수 있다는 것으로, 트럼프는 그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맥러플린은 이어 "(부통령 후보는) 분명히 트럼프의 의제에 믿음을 가진 사람이 될 테지만, 이념적이거나 정치적 균형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통령) 후보자들로부터 '트럼프가 나를 지지하는 걸 도와줄 수 있나'라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그들에게 내가 하는 첫번째 질문은 '트럼프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이다. 트럼프에게 충성심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초 ABC 방송은 트럼프 캠프가 소수의 후보자에게 정보를 요청하는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고 보도하면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 주지사,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을 그 대상으로 거론했다.
올해 67세의 백만장자 사업가인 버검 주지사가 유력하다는 예상은 최근 몇 주간 힘을 얻고 있으며,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에 그의 프로필 기사가 뜨면서 절정에 달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쿠바 이민자의 아들인 루비오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라틴계 유권자들을 돌아서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또한 상원 정보위원회의 최고위 공화당 의원으로서 외교정책 경험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나 루비오 모두 플로리다 출신이어서 미 헌법이 같은 주 출신의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규정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밴스 상원의원은 올해 39세로 2016년 미국 남부 애팔래치아 지역에서 가난하게 성장한 경험담을 풀어낸 회고록으로 유명해졌다.
한때 '반(反) 트럼프'였던 그는 2018년부터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고, 트럼프 장남과도 친구가 됐다.
이밖에 벤 카슨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 바이런 도널즈 하원의원(플로리다), 툴시 개버드 전 민주당 하원의원(하와이), 사라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 엘리스 스테파닉 하원의원(뉴욕) 등도 부통령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 달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성격 등을 고려할 때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며 "전혀 예상치 못한 후보가 발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in2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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