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18일(현지시간) 정부의 세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경찰이 진압에 나섰다.
더네이션과 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나이로비 의회 근처에서 정부의 세금 인상 추진에 항의하는 수백 명이 검은 옷을 입고 의회를 향해 행진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윌리엄 루토 대통령은 최근 2.5%의 자동차세와 빵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재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재정법안에 서명했다.
의회는 이날부터 이 법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30일 이전에 최종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케냐 정부는 작년에도 소득세와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고 석유제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기존 8%에서 16%로 인상했다. 이에 전국적인 세금 인상 반대 시위가 이어져 경찰 진압 과정에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경찰은 이날 시위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막았고 이 과정에서 '의회를 점령하라'라고 명명된 이날 시위의 참가자 수십 명이 체포됐다고 더네이션은 전했다.
애덤슨 분게이 나이로비 경찰청장은 "사전에 시위를 신청한 단체는 없었다"며 이날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현지 시민사회단체는 경찰의 시위 참가자 체포에 항의하며 "시위는 계속될 것이며 의회 밖에서 농성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이로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중심상업지구의 의회 근처에서 2024년 재정법안에 항의하는 시위가 언제라도 폭력 사태로 변질할 수 있다"며 현지 주재 자국민에게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고 스타는 전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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