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총선'에 직접 투표 못 하는 유권자 많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발표한 뒤 일주일 새 40만명가량의 유권자가 대리 투표를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프랑스 내무부가 18일 일간 르피가로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1차 투표(이달 30일) 14일 전인 지난 16일까지 일주일 동안 40만9천226명이 위임장을 작성했다.
일주일 새 40만 명이 위임장을 작성한 건 2022년 총선의 같은 기간(1차 투표 20일 전∼14일 전)보다 6.5배라고 내무부는 설명했다. 2022년 1차 투표에 대리 투표를 한 유권자는 전체 102만명에 달했다.
프랑스는 등록 거주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르거나 해외 출장, 휴가 등의 일정으로 직접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를 위해 대리 투표를 허용한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유권자는 경찰서나 헌병대, 지방법원이나 해외 공관 등에서 대리 투표 위임장을 작성해서 제출하면 된다. 디지털 신원 인증을 받은 경우엔 온라인으로도 위임장 작성도 할 수 있다.
투표를 위임받은 대리인은 유권자와 같은 선거구에 등록된 유권자여야 하며 선거 당일 한 사람의 투표만 대신할 수 있다.
그러나 대리인이 어떤 후보에 기표했는지를 위임자가 확인할 방법은 없다. 위임자가 기표해달라고 부탁한 후보와 대리인이 투표소에서 실제 선택한 후보가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위임장 작성은 기술적으로 투표 당일까지도 가능한 만큼 남은 선거운동 기간 위임장을 작성하는 유권자 수는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이 20일 전 갑자기 발표된 만큼 대리 투표를 원하는 유권자가 다른 총선보다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선거는 극우나 극좌 진영의 집권 가능성이 점쳐지는 데다 양 극단 진영의 집권을 막고 정권을 사수해야 하는 집권 여당의 절박함도 큰 만큼 지지층이 결집해 투표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2022년 대선 직후 치러진 총선 투표율은 역대 최저인 47.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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