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류더화 등 진짜 스타와 구별 어려워
짝퉁스타 전문 관리회사도 설립…"모방자 신분 안 밝히면 사기죄"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유명인을 모방하는 생방송으로 돈을 버는 '모방쇼'가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 단속이 필요하다고 중국 공산당 사정기구 기관지가 19일 보도했다.
중국 중앙정법위원회 기관지 법치일보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에서는 유명인들의 외모와 행동, 옷차림 등을 흉내 내는 생방송이 유행하고 있다.
윈난성의 22세 남성은 미국프로농구(NBA) 전설 고(故) 코비 브라이언트를 따라 하고 있다.
코비처럼 삭발하고 등번호 24번을 달고 생방송에 나온 것이다. 배경음악으로는 코비 추모 음악으로 쓰인 적이 있는 '시 유 어게인'(See you again)이 흘러나온다.
방송 시작 10여일 만에 팔로워가 57만 명을 넘어 8만위안(약 1천500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학자 고 스티븐 호킹 흉내를 내는 사람도 등장했다.
마스크를 쓴 채 휠체어를 타고 등장해 시청자의 선물을 받으면 휠체어를 번쩍 들어 춤을 춘다.
이 모방자는 타인의 약점, 신체적 불편함 등과 관련한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쇼츠 플랫폼에서 15일간 계정이 정지됐다.
싱어송라이터 린쥔제 모창가수는 소셜미디어에 린쥔제 노래를 길거리나 행사장에서 부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200개 넘게 올려 9만6천명을 팔로워를 끌어모았다.
1만5천위안(약 284만원)을 주면 결혼식에서 축가 4곡을 불러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판빙빙, 장바이즈, 류더화 등 중화권 스타들의 짝퉁 인물도 1인 방송 붐을 타고 대거 등장했다. 일부는 진짜 스타와 구별이 힘들 정도다.
중국에는 심지어 짝퉁 스타 300여 명을 보유한 회사도 있고 성형 등 관련 산업 체인까지 구축된 상태다.
일부 네티즌은 "스타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인물이 헤어 스타일과 패션을 따라 하는 것은 큰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과도한 모방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타인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베이징성권법률사무소 전진산 부주임은 "스타 이름을 빌려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모방자 신분임을 밝히지 않고 고의로 대중을 오도했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타가 자신을 따라 하는 인물을 법원에 고소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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