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이란 대응' 미-이스라엘 고위급 회의도 취소"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무기 판매 절차를 재개할지를 놓고 신경전 중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현재까지 이스라엘에 F-15 전투기를 판매하는 절차를 진행시키지 않고 있다고 복수의 미 당국자들이 전했다.
이는 미 의회 지도부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휴전을 압박하려 무기 판매를 보류했다가 지난달 22일 이를 백지화했으나 이후 거의 한 달이 되도록 국무부가 후속 절차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의회가 무기 판매 보류를 풀면 국무부는 공식적으로 의원들에게 무기 판매를 공지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판매 절차가 진행되게 된다.
하지만 국무부는 이 같은 수순을 밟지 않으면서 사실상 무기 판매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이스라엘에 판매하는 F-15 전투기는 모두 50대, 180억 달러(24조9천억원) 상당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가운데 최대 규모 중 하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터진 가자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달아 민간인 피해가 극심해지면서 이스라엘에 미제 무기 판매를 중단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레바논과의 국경 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도록 만류 중이다.
하지만 미 국무부의 한 당국자는 "이스라엘에 무기 이전을 늦추라는 정책 지시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직 국무부 당국자는 "이것은 극히 드문 상황"이라며 "보류 취소 이후 의회에 공지가 가기까지는 길게 잡아도 일주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바이든 대통령이 처한 딜레마를 보여준다고 WSJ은 짚었다.
공화당은 물론 친정인 민주당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비판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대놓고 무기 지원을 독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18일 미 정부의 무기와 탄약 공급이 최근 몇 달 동안 보류됐다면서 이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백악관은 네타냐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에 "무기 수송 일부가 지연됐을 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처럼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백악관은 20일 이란 대응을 놓고 이스라엘과 예정했던 고위급 회의를 취소했다고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20일 보도했다.
복수의 미 당국자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이 나온 이후 이같이 회의 취소 결정이 내려졌으며,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미 워싱턴으로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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