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상장 첫날 320배 폭등 후 수주 만에 폭락 사태 발생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중국과 홍콩의 소규모 기업들이 자금 마련을 위해 점점 미국 쪽으로 눈을 돌리는 가운데 미국 나스닥 거래소가 이들 회사의 기업공개(IPO) 심사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스닥의 이런 움직임은 2년 전 몇몇 소규모 중국과 홍콩 회사들의 IPO 직후 발생했던 주가 급변동이 되풀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2022년 나스닥에서는 중국과 홍콩의 여러 소형 주식이 상장 첫날 최대 320배로 치솟고 이후 수주 만에 폭락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그해 7월 홍콩 핀테크 기업 AMTD 디지털은 상장 직후 주가가 320배 폭등했고, 그다음 달 중국 의류업체 아덴택스 그룹 주가는 130배로 치솟았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주가는 거의 휴지 조각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의 몇몇 IPO 신청 기업들은 최근 나스닥 측으로부터 일련의 질문을 받았다. 질문은 IPO에 앞서 투자를 한 기존 주주들의 신원 및 독립성에 집중된 것으로 소식통은 전했다.
일부 사례로는 나스닥 측이 주식 가치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문서나 투자 과정에서 실제로 돈이 오갔는지를 증명하는 은행 서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스닥이 이런 종류의 질문을 하는 것은 과거에는 드물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심사가 강화돼 지금까지 IPO가 중단된 사례는 없지만, 통상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던 관련 절차가 수 주 동안 지연되면서 불확실성과 비용 부담이 초래됐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중국과 홍콩 기업들이 미국 IPO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중국 당국도 자국 시장의 장기 침체에 따라 해외 상장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올해에는 중국과 홍콩의 약 20개 회사가 나스닥 상장을 통해 총 1억9천500만 달러(2천700억 원)를 모았다.
지난달 상장한 중국의 교육 소프트웨어 업체 지아드(Jiade)는 거래 첫날 주가가 4.07 달러의 보합으로 끝나고 이후 한때 최고 15달러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1달러 미만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중국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는 지난달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통해 4억4천100만 달러(6천100억 원)를 조달했다. 2021년 이후 중국 기업의 미국 IPO 중 최대 규모다.
하지만 중국 기업이 미국에서 중대형 규모로 공모하는 경우는 여전히 드물다. 지난해 이후 미국에 상장하며 5천만 달러(약 700억 원) 이상을 모금한 중국 기업은 5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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