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간 외교 갈등 속 우파 성향 마드리드 주지사와 면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하비에르 밀레이(53)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외교 갈등 중인 스페인을 정부 간 공식 접촉없이 한 달 만에 다시 찾는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밀레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스페인·독일·체코 순방길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번 출장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일정은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스페인의 우파 싱크탱크인 후안 데 마리아나 연구소에서 주는 상을 받을 예정이다.
후안 데 마리아나 연구소는 지난 2월 홈페이지에 "자유사상을 모범적으로 옹호한 공로로 밀레이 대통령을 수상자로 선정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고 밝힌 바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또 보수계열 이사벨 디아스 아유소(45) 마드리드 주지사와도 면담한다.
아유소 주지사는 이 자리에서 밀레이 대통령에게 마드리드주(州) 인터내셔널 메달을 수여할 계획인데, '비공식 방문 목적의 외국 인사'에게 메달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적법성을 두고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실제 밀레이 대통령의 이번 스페인 방문 기간 정상 회담 등 양국 정부 차원의 공식 일정은 없다고 파히나12와 클라린 등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앞서 한 달 전에도 마드리드를 다녀갔는데, 이때 역시 스페인 정부와의 접촉은 없었다.
그는 당시 극우정당 복스(VOX) 주최 정치행사에 참석해 특유의 직설적 언변으로 사회주의 좌파 이념을 비난하는 연설을 했고, 이후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의 우파 세력 약진에 "아르헨티나 비전과 통했다"며 반색한 바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달 스페인 방문 때 좌파 성향 페드로 산체스(52) 스페인 총리와 그 부인을 향해 거친 언사를 쏟아내 외교 갈등을 촉발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밀레이 대통령의 이번 마드리드행을 앞두고 스페인 외교부에서 "전 세계 모든 국가 원수와는 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방문국 정상과 회담을 요청하지 않은 것은 놀랍고 이례적인 일"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고 보도했다.
라나시온은 독일에서도 역시 밀레이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66) 총리 간 양자 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신 실무회담만 진행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에서는 페트르 파벨(62)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이 예정돼 있다고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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