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술주 조정…국내 반도체주도 차익실현 흐름 예상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국내 증시는 주말을 앞둔 21일 어렵사리 탈환한 코스피 2,800 고지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증시 조정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0.30포인트(0.37%) 상승한 2,807.63으로 장을 마쳐 2022년 1월 21일(2,834.29)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린 결과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13거래일 중 10거래일 동안 오르며 숨 가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간밤 뉴욕 증시는 연일 상승하던 엔비디아가 반락하고, 미국 경제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77% 올랐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25%, 0.79% 내렸다.
엔비디아는 이날 3.54% 하락하며 전 거래일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시가총액 1위 자리도 하루 만에 마이크로소프트에 돌려줬다.
인공지능(AI) 랠리로 글로벌 증시를 견인해온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분위기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7% 하락했다.
미국 5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 대비 5.5% 감소하는 등 시장 전망을 하회하고, 1분기 경상적자가 예상보다 확대된 것도 불안 심리를 키웠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에 도달하려면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한 발언 이후 미 국채 금리도 반등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8%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약세에다 전날 1,384.7원으로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원/달러 환율 영향까지 겹쳐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말을 앞두고 차익 실현 흐름도 나타날 수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는 반도체 종목의 차익 실현 움직임과 원/달러 환율 영향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방향성은 우상향으로 보는 것이 옳다는 관점을 유지한다"면서도 "오늘은 미국 증시 결과에 영향을 받아 휘둘릴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고점 부담 속 선물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특히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한 기술주 약세가 국내 증시에도 영향 미칠 전망이다. 주말을 앞둔 경계심도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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