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아기 VIB'에 프리미엄 브랜드 선호"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저출생으로 국내 유아·아동 인구는 감소세를 보이고 잇으나, 유아·아동복(유아동복)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업계는 자녀에게 비용 지출을 아끼지 않는 소위 '골드키즈' 트렌드로 프리미엄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23일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유아동복 시장은 지난해 2조4천490억원으로 2020년(1조8천410억원)보다 33% 정도 늘었다.
같은 기간 0∼14세 인구는 630만6천명에서 570만5천명으로 9.5% 줄었다.
지난 2022년 기준 아시아 태평양 주요국 중 한국 유아동복 1인당 연간 소비액은 294달러로 홍콩(272달러)을 처음으로 제치고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아시아 태평양 주요국 중 유아동복 1인당 연간 소비액은 싱가포르(548달러)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대만(392달러), 일본(377달러), 한국(332달러) 등 순이었다.
싱가포르나 대만, 일본 등과 비교할 경우 한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아직 1인당 소비액이 많지 않은 편이라 시장 규모가 더 커질 여력이 있다고 유로모니터는 분석했다.
유아동복 시장 성장세는 부모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프리미엄 유아동복이 전체 유아동복 시장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은 현상은 한국을 비롯한 싱가포르, 홍콩 등 경제 선진국에서 보이는 공통된 특징이다.
유로모니터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아동복 브랜드의 국내 시장 연평균 성장률을 집계한 결과 MLB가 성장률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몽클레어 앙팡, 구찌 키즈, 모이몰른, 노스페이스 등 순이었다.
고급 유아동복으로 대표되는 몽클레어 앙팡은 연평균 20% 성장했고 구찌 키즈 외형도 연평균 16% 커졌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뷰티·패션 수석 연구원은 "2018년 국내 유아동복 시장 11위를 하던 몽클레어 앙팡이 지난해 2위로 올라섰다"며 "구찌 키즈, 디올 베이비, 지방시 키즈 등 백화점 채널에서 주로 소비되는 프리미엄 의류 브랜드들이 약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복이나 기본 상하복은 제조·유통 일원화(SPA) 브랜드나 국내 제조 가성비 제품을 온라인으로 소비하고 외출복은 고가 브랜드 위주로 소비하는 트렌드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유아동복 전문 플랫폼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랜드월드 유아동복 전문 플랫폼 키디키디 연간 매출액은 2020년 출시 당시 3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천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천200억원이다.
키디키디는 베이비, 토들러, 키즈, 주니어 등 0∼12세의 유아·아동 상품을 주로 판매한다. 500여개 디자이너 브랜드를 포함해 1천500여명의 유아동복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랜드월드 키디키디 관계자는 "자신의 아이만은 더 특별하게 입히고 싶어 투자를 아끼지 않는 'VIB'(Very Important Baby·귀한 아기)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며 "세련된 감각의 유아동 패션과 용품을 큐레이션 형태로 선보이는 버티컬 플랫폼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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