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2연속 홈런'…한국 게임 업체 다변화 새 단계

입력 2024-06-23 08:00  

'콘솔 2연속 홈런'…한국 게임 업체 다변화 새 단계
시프트업 '스블'로 두달새 220억 매출…다음달 상장 기대감↑
네오위즈 'P의 거짓' 덕에 영업익 12배…모바일 포화 돌파구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한국 게임 업체들이 오랜 약점으로 꼽혔던 콘솔(게임기) 시장에서 잇달아 흥행 성공을 거두며 업계에 새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모바일·MMORPG(다중접속RPG) 쏠림 속에 침체를 겪던 국내 게임 업계가 이런 '콘솔 다변화' 바람을 타고 재도약할지 주목된다.
23일 게임 및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게임사 시프트업은 최근 증권신고서에서 자사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PS5) 독점작 '스텔라 블레이드'가 올해 4∼5월 220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시프트업은 다음 달 코스피(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4월 26일 발매됐다.
시프트업은 스텔라 블레이드의 판매 수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이 매출액을 역산하면 콘솔 흥행의 지표인 '100만장' 고지는 이미 거뜬히 넘겼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콘솔은 책이나 음반처럼 유료 게임(디스크 또는 디지털 콘텐츠)을 팔아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판매 장수가 매출액과 직결된다. 개발사가 보통 매출의 30%를 정산받는 관행을 고려하고 해당 게임 정가(7만9천800원)를 적용하면, 예상 판매 수량은 92만장 안팎으로 나온다.



시프트업은 지난 4월의 경우 소니와의 계약 정산 구조 때문에 판매량 일부가 월 매출액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증권신고서에서 밝혔다. 이를 감안할 때 판매 실적은 이미 100만장을 돌파했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 증권가의 관측이다.
시프트업은 이미 2022년에 발매한 모바일 RPG '승리의 여신: 니케'를 성공시켜 작년 기준 1천6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스텔라 블레이드로 콘솔 안착까지 성사하며 시프트업은 다변화 경쟁력을 입증해 'IPO(기업공개) 대어'로 부상하고 있다.
시프트업이 공시한 5월 실적에서는 스텔라 블레이드의 매출이 157억5천만원으로 니케(155억1천만원)를 앞섰다.
미래에셋증권의 임희석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니케는 2주년 업데이트 효과 덕에 하반기에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며 스텔라 블레이드는 올해에만 180만장이 팔릴 것으로 예측된다"며 "반다이남코나 코나미 같은 우량 일본 게임사 수준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이 적합하다고 본다"고 평했다.
콘솔 100만장 첫 축포는 앞서 네오위즈[095660]에서 터졌다. 네오위즈는 작년 9월 PS5 등으로 발매한 액션 RPG 'P의 거짓'이 이례적 인기몰이를 하면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2배가 뛰었다.



P의 거짓은 피노키오 이야기를 다크 판타지 설정으로 재해석해, 독특한 캐릭터와 강렬한 액션성으로 호평받았다. P의 거짓은 발매 한 달 만에 100만장 판매 고지를 넘었고 올해 3월에는 누적 이용자 700만명을 달성했다.
콘솔은 PC 및 모바일과 함께 세계 게임 시장을 구성하는 주요 축이지만, 작년까지는 국산 성공작이 전무했다.
모바일 게임과 MMORPG가 대세인 한국 게임 업계에 콘솔은 너무 낯선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콘솔은 큰 TV 화면에서 장시간 몰입해 즐기는 특성상 모바일 게임과는 사용자 특성이나 작품 강점이 전혀 다르다. 한국 게임 업계의 대표 수익원인 MMORPG도 콘솔에서는 비주류 장르다.
그러나 두 작품의 최근 성공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창의력과 의욕이 있다면 콘솔 시장도 '못 넘을 산'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게다가 콘솔 게임은 1회 유료 판매로 단명하지 않는다. 작품성이 증명된 히트작은 타 콘솔, DLC(추가 게임 콘텐츠), PC, 모바일 등에서 거듭 수익을 올리는 효자 IP(지적재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텔라 블레이드도 PS5와의 독점 유통 기간이 끝나면 PC로 확대 발매될 예정이다.
콘솔 다변화는 국내 게임 업계의 올해 반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국내 게임 산업은 참신한 신작이 부족했고 사용자 체류 시간이 줄어드는 등의 문제가 맞물려 작년엔 전년 대비 시장의 규모가 줄어드는 '역성장'을 했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들 모바일 시장이 포화했다는 위기감이 크고 멀티플랫폼(다양한 서비스 공간)으로의 확장 진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시프트업 등의 사례가 매우 좋은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요 게임 대기업의 콘솔 공략도 한창이다. 넥슨은 다음 달 대작 슈팅 액션 게임 '퍼스트디센던트'를 X박스와 PS5 등으로 출시한다. 엔씨소프트[036570]도 지난달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사의 종전 히트작 IP를 대거 콘솔로 개발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t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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