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중반대 희망 거론…'무리한' 인수엔 선 긋기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본입찰 참여를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전략부문 사업포트폴리오부는 지난주 롯데손보에 대한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수 희망 가격을 도출하기 위한 자체 분석에 들어갔다.
본입찰은 오는 28일로 예정됐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우리금융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이다.
우리금융은 회사 경영에 재무적 부담을 안기고 기존 주주의 이익을 해치는 M&A(인수·합병)는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발신해왔다.
한 마디로 '비싸게는 안 사겠다'는 입장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보험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가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가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 회장은 "실사 결과에 따라 적정하다고 판단한 가격을 오버페이(과다 지급)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인수 희망 금액도 한때 시장에서 거론되던 2조원대보다 낮은 1조원 중반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가격에 대해서는 '철통 보안'에 부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본입찰 전까지 실사 결과를 엄정하게 분석할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가격을 받아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무리하게 매물을 가져올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리금융이 롯데손보를 인수하는 대신 지분 투자를 통한 경영권 참여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인수 검토에 나선 것은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서다.
지난해 순영업수익 중 이자이익은 89%, 비이자이익은 11%로, 비이자이익 비중이 시중은행을 가진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았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이자이익이 줄어들 경우 실적 충격도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직후부터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예고하고,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 대상을 적극적으로 물색해왔다.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에 따른 우리투자증권 출범은 그 첫 번째 성과였다. 지난해 11월에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염두에 두고 실사를 벌이다가 인수 검토를 중단한 적도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도 저축은행이든 증권사든 괜찮은 매물이 나오면 추가로 M&A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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