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9주 만에 하락 전환…국내 반도체주에 부담
환율 상승 부담도 지속…"이번주 '전약후강' 전망"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24일 국내 증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주의 조정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코스피는 3거래일 연속 상승한 끝에 20일 장중 기준 2,812.62, 종가 기준 2,807.63까지 상승하며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다음날인 21일 곧장 하락 반전해 다시 2,780선으로 복귀했다.
그동안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미국 증시가 주춤한 영향이었는데 주말 사이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또다시 약세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4% 오르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16%, 0.18% 내리는 혼조세가 나타났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2거래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특히 올해 상승장을 주도해온 엔비디아는 이틀 연속 3%대 하락 폭을 보이며 주간 기준으로 9주 만에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함께 랠리를 펼쳤던 브로드컴, 마이크론 등도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1.3% 하락했다.
본격적인 조정 장세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AI 반도체에 대한 뜨거운 투자 열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한국시간 기준으로 27일 새벽에 예정돼있는 미국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2,800포인트 터치 이후 코스피의 탄력적인 상승을 가로막은 달러 강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1,390원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설 경우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올랐던 종목은 개별 이슈와 수출 호조에 의해 올랐는데, 공교롭게도 주가 상승 폭이 큰 상황에서 개별 이슈는 시간이 갈수록 약화되고 수출도 증가율이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6월 수출이 발표되기 전까지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의 상대강도(RSI)가 과매수를 의미하는 70%를 상회한 것도 잠시 쉬어갈 확률이 높음을 시사한다"면서도 "기존 주도주의 상승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며 주도주의 주가가 쉬거나 잠시 낙폭이 커질 때는 조금 더 긴 관점에서 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쏠림에 기반한 상승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가격 수준은 기술적 단기 부담이 존재하는 구간"이라며 "다만 이 상승이 전반적으로 온기가 돌며 오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존에 크게 올랐던 종목이 버텨주면서 소외주들이 올라주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업사이드를 크게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 발표, 미국 대선 토론, 미국 5월 PCE 물가 발표 등의 매크로 이벤트를 언급하면서 "월요일에서 수요일까지는 매수세가 전반적으로 제한되겠으나 목요일과 금요일은 대형 이벤트 결과를 확인하면서 가격 반응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이번주 장세를 '전약후강'으로 예측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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