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서 주민들 "톡 쏘는 냄새 났다"…혼비백산 달아나는 모습도 담겨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이 발사한 로켓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중국 남서부 마을에 떨어져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미국 CNN방송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목격자가 CNN에 보낸 영상과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로켓 잔해로 보이는 물체가 노란색 연기를 뿜으며 떨어지자 마을 주민들이 혼비백산 달아나는 모습이 담겼다.
어린이를 포함한 일부는 귀를 막은 채 도망가는 모습도 보인다.
현지 당국이 부상자 발생 사실을 보고한 적은 없다.
영상이 온라인에 오른 시점은 지난 22일 오후 3시쯤이고, 영상이 촬영된 곳은 쓰촨성 남동쪽에 인접한 구이저우성 셴차오 마을이다.
당시 중국은 쓰촨성 시창발사센터에서 프랑스와 공동 개발한 우주 감마선 폭발 관측용 위성 'SVOM'(Space Variable Objects Monitor)을 창정 2C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이 위성 임무는 다양한 감마선 폭발을 관측해 폭발의 전자기 복사 특성을 종합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암흑 에너지와 우주 진화를 연구하고, 중력과 관련된 전자기 신호를 관찰하는 것이다.
창정 2C 로켓을 개발한 국영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는 당시 발사에 완전히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 등장하는 목격자들은 "잔해가 땅에 추락한 뒤 큰 폭발음이 들렸다"면서 "톡 쏘는 냄새도 났다"고 말했다.
로켓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부연구원은 잔해가 사산화질소와 비대칭디메틸히드라진(UDMH)으로 구성된 액체 추진제를 사용하는 창정 2C 로켓의 1단계 부스터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러 부연구원은 "이런 부스터는 매우 강한 독성과 발암성이 있는 노란색 연기를 방출한다"면서 "이를 들이마시는 모든 생명체는 가까운 미래에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도 했다.
서방 우주 기관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사용 중인 독성이 강한 액체 추진체를 대부분 단계적으로 폐지했다.
이번 발사를 앞두고 중국 당국은 독성가스와 폭발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로켓 발사 전 주민들에게 잔해에서 멀리 떨어지라고 경고했고, 잔해 사진을 찍거나 관련 영상을 전파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CNN은 전했다.
현재 소셜미디어의 일부 관련 영상은 현재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우주굴기'에 나선 가운데 중국 로켓 발사 기지의 위치적 특성상 비슷한 사고가 잇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러 부연구원은 "중국 대부분 로켓은 시창과 북서쪽 고비 사막의 주취안, 북쪽 타이위안 등 내륙 3곳에서 발사된다"며 "냉전 시대에 건설된 이 기지들은 안보상 우려 때문에 의도적으로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12월 로켓 파편이 후난성 남부에 떨어져 집 두 채가 파손되는 일이 벌어졌다.
2002년에는 위성 파편이 북부 산시성 한 마을에 떨어져 소년 한 명이 다쳤다.
이와는 달리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보통 해안 지역에서 바다를 향해 로켓을 발사한다.
anfou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