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게임 젊어 성장동력 커…개발비용 타 대형작 대비 3분의 1"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다음 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앞둔 게임사 시프트업은 25일 "개발자 중심의 기업 문화를 토대로 계속 고품질 게임을 빠르게 효율적으로 선보이겠다"고 성장 계획을 밝혔다.
시프트업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연 IPO(기업공개) 기자 간담회에서 "차기작 개발부터 차별화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비용을 낮추고 제작 과정을 단축하겠다"며 "컨셉화(게임 기초 설정)부터 프로토타입(시제품)· 코딩·포스트 프로덕션 등 과정을 (AI로)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프트업은 2022년 발매한 모바일 슈팅 RPG(역할수행게임) '승리의 여신:니케'와 올해 4월 내놓은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로 잇달아 흥행 성공을 거뒀다.
상장 뒤 시가총액은 3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며, 2021년 상장했던 크래프톤[259960]를 뒤를 잇는 게임 분야의 'IPO 대어'로 꼽힌다.
안재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간담회에서 "스텔라 블레이드는 누적 판매량이 100만장을 넘긴 것으로 추정되며 니케는 출시 3년 차에 들어서며 올해 하반기에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관측된다"며 "이런 성과를 자체 개발한 콘텐츠 IP(지적재산)로만 이뤄내 기업 가치가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핵심 매출원인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가 아직 '제품생애주기'(PLC) 초기 단계에 해당해 향후 성장 동력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니케는 꾸준한 업데이트와 이벤트로 계속 사용자를 늘리고, 스텔라 블레이드도 PC판 확장과 유료 DLC(추가 게임 콘텐츠) 판매 등으로 매출을 확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시프트업은 게임 유통(퍼블리싱)은 외부 협력사에 맡기고 게임 제작에만 집중한다. 이 때문에 회사 측은 개발의 경제성도 주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공정 관리와 신기술 도입 등으로 비용과 개발기간을 대폭 낮췄다는 것이다.
특히 스텔라 블레이드는 타 AAA(초대작) 콘솔 게임과 비교하면 개발 기간은 3분의 2만 걸렸고, 투입 인력과 비용은 각각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고 시프트업은 전했다.
민경립 시프트업 부사장은 "아직은 AI 기술을 쓴 적이 없지만 현재 전 공정에 대해 AI 도입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게임 일러스트, 기획, 프로그래밍 등 과정은 외부에서는 안 보이는 단순 반복 작업이 많은데 이를 기계에 맡기고 개발자는 더 의미 있는 창의적 작업에 몰두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시프트업은 게임 사용자가 접하는 영역에는 AI 창작물을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AI 성우를 쓰거나 AI가 합성한 캐릭터를 노출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 조처는 AI 생성 콘텐츠에 반감을 가진 소비자가 아직 적잖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프트업의 총 공모 주식수는 725만주로 전량 신주다. 희망가 범위는 4만7천∼6만원이며, 27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다음 달 2∼3일 일반 투자자 청약을 받는다. 상장 뒤 코스피에서 시총 기준으로 크래프톤· 넷마블[251270]·엔씨소프트[036570]의 뒤를 잇는 대형 게임주가 될 전망이다.
시프트업은 '블레이드앤소울' 등 히트 게임을 만든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겸 디렉터 김형태 씨가 창업한 회사다.
김씨는 현재 회사의 최대주주(44.63%)이자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8개의 타이틀(게임)을 1위에 올려놓은 경험이 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차기작도 탑(top) 자리를 지켜 성공 DNA를 유지하는 회사로 나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시프트업의 2대 주주는 중국의 게임사 텐센트로, 자회사 에이스빌을 통해 회사 지분의 약 40%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상장 뒤 텐센트가 지분을 대거 매각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관해 시프트업은 주식 관련 결정권이 텐센트에 있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매각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분 취득은 모바일 게임(니케) 유통과 관련된 제휴 때문에 이뤄졌고, 텐센트와의 현 관계가 좋다는 것이다.
민 부사장은 "양사 경영진이 게임 산업에 관한 인사이트(통찰)를 나누고 있고 시너지(상호 상승효과)가 나는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투자자로서 우리와 오래 가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 우리 측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40배로 너무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회사 측은 "현재 벨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은 작년 매출 기준으로 설정한 것이고 올해 봄 발매된 스텔라 블레이드의 실적은 반영이 되지 않았다. 성장 가능성이 충분히 크다"고 답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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