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시가 대만 가오슝시와 우호 협약을 맺으려다가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이를 보류했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든버러 시의회 수장인 캐미 데이 집행위원장(Leader)은 "업계와 관련 기관 등의 견해를 고려해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결정했다"며 "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의회가 이 사안과 관련해 협의하는 대상은 에든버러 대학이나 상공회의소, 공항, 관광 관련 단체 등 대외 관계에 큰 영향을 받는 기관·업체다.
이들은 우호 협약으로 중국과 무역이나 유학생, 관광객 유치 등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중국과 관계 구축에 수년이 걸렸다"며 "우호 협약으로 이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일부 업계 단체는 스코틀랜드 주재 중국 외교관들에게 연락받았다면서 "그들은 이 협약을 썩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FT는 중국의 압박이 실질적인지 아니면 심리적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스코틀랜드 기업과 대학의 중국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우호도시 협약과 같은 단순한 교류조차 쉽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2021∼2022학년도 기준 영국 내 중국 유학생은 약 15만명이며 스코틀랜드에는 2만1천명이 있다.
2023년 기준 중국인 관광객은 스코틀랜드 외국인 관광객의 1%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지출액 기준으로는 3%다.
반중 시민단체 홍콩자유위원회의 마크 사바는 "영국 도시들이 점점 더 중국에 정책 결정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지역 업계가 시의회에 물러서기를 요구한다는 건 영국 기업이 얼마나 겁에 질렸는지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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