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가문과 동맹 파열음…두 아들도 함께 출마 추진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두 아들과 함께 내년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그의 딸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이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들 모두 출마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장남인 파올로(49)는 현재 하원의원이며, 셋째인 서배스천(37)은 두테르테 가문의 본거지인 남부 민다나오섬 다바오시 시장이다.
이 중 서배스천은 2028년에 대통령 출마도 계획하고 있다고 두테르테 부통령은 덧붙였다.
두테르테 부자가 일제히 출마에 나서는 것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측과 두테르테 전 대통령(2016∼2022년 재임) 측의 정치적 동맹이 파열음을 내는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두테르테 부통령은 그간 겸직했던 교육부 장관직과 반군 대응 태스크포스(TF) 부의장직에서 사임했다.
앞서 2022년 대선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두테르테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를 이뤄 당선되면서 두 가문은 강력한 정치적 동맹을 구축했다.
그러나 이후 친중 성향인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달리 마르코스 정부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충돌하고 친미 노선을 걸으면서 동맹은 불화를 빚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마르코스 대통령의 헌법 개정 추진,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남부 민다나오섬 독립 주장 등을 둘러싸고 양측은 의견이 충돌했다.
두테르테와 마르코스 가문은 각각 남부 민다나오섬과 북부 루손섬을 중심으로 강력한 정치적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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