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유혈사태로 바이든 타격…아프리카서 중·러 견제 차질빚나

입력 2024-06-26 09:33   수정 2024-06-26 17:11

케냐 유혈사태로 바이든 타격…아프리카서 중·러 견제 차질빚나
非나토 동맹국 지정 하루 만에 케냐서 대규모 시위·유혈진압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의 주요 비(非)나토 동맹국(MNNA)으로 지정된 케냐에서 대규모 시위와 유혈진압이 이어지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對)아프리카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 중인 러시아와 중국에 맞서 전통적 우방인 케냐와의 관계를 강화하려던 계획에 변수가 생긴 셈이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이날 케냐 수도를 휩쓴 혼란은 미국의 영향력이 빠르게 줄어드는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강력한 우군인 윌리엄 루토 대통령을 단단히 끌어안으려는 바이든 행정부에 타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케냐를 휩쓴 대규모 시위가 유혈 사태로 번지기 바로 전날 케냐를 주요 비나토 동맹국으로 공식 지정했다.
이는 미국과 케냐의 안보협력을 한걸음 더 끌어올리는 동시에 친서방 정책을 펴 온 루토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중국과 러시아의 아프리카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시도로 풀이됐다.
하지만 불과 하루 만에 케냐 주요 도시들에서는 루토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거세게 타오르며 바이든 정부를 머쓱하게 했다.
특히 수도 나이로비에선 27억 달러(약 3조7천억원) 규모의 증세 법안 표결을 앞둔 의회에 시위대가 난입하고 경찰이 실탄을 발사하면서 다수의 사망자까지 나왔다.



NYT는 "루토는 국가재정을 본궤도로 돌리는 데 필요하다는 이유로 강력한 경제 조처를 취하면서 국내적 지지가 곤두박질쳤다"면서 "많은 케냐인들이 루토 정부가 수십년간 이어져온 고위층 부정부패를 엄단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도 (지지율 급락의)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날 사태를 규탄하면서 "사망자와 부상자들을 애도하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족들에 위로를 전한다. 질서를 회복하고 대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케냐 현지의 서방 13개국 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일부 시위자가 보안군에 납치됐다는 의혹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모든 측에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NYT는 케냐 야권에선 이베이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멕 휘트먼 주케냐 미국 대사가 루토 대통령에게 '과도한 호의'를 베푼다는 비판이 일어왔다고 짚었다.
2022년 케냐 대선에서 간발의 차이로 루토 대통령에게 패배한 야권 지도자 라일라 오딩가는 작년 8월 "나는 '불한당 대사'(rogue ambassador)에게 케나 국민을 내버려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하며 휘트먼 대사를 저격하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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