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선전으로 '10년 공석' 야당 지도자 자리 메워…야권 영향력 확대 전망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최대 정적이자 정치 명문가 출신인 라훌 간디 전 인도국민회의(INC) 총재가 인도 연방하원 야당 지도자로 선출돼 향후 야권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K.C. 베누고팔 INC 사무총장은 전날 간디 전 총재가 야당 지도자로 선출됐다는 내용의 서한을 연방하원 임시의장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간디 전 총재는 이로써 지난 10년 동안 비어있던 연방하원 야당 지도자 자리를 메우게 됐다.
이는 INC가 최근 총선에서 실업과 양극화 문제 등을 파고들며 선전, 직전 두 총선 의석 수의 2배에 해당하는 99석을 얻는 성과를 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야당 지도자는 의회 규정에 따른 공식 직책으로, 자격 요건은 543석의 연방하원 의석 중 최소 10%를 차지하는 야당 소속이어야 한다.
하지만 직전 두 차례 총선에서는 모디 총리가 이끄는 여당 인도국민당(BJP)의 압승으로 INC는 야당 지도자 자리도 확보할 수 없었다.
BJP는 이번 총선에서 예상과 달리 과반 의석(272석)에 훨씬 못 미치는 240석을 얻었다. 이에 모디 총리는 집권 정치연합 국민민주연합(NDA) 구성 정당들과 연정을 꾸려 3기 정부를 출범시켰다.
간디 전 총재가 야당 지도자로서 제 역할을 하면 야권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BJP가 집권해온 지난 10년간 각종 법안이 연방하원에서 제대로 된 논의도 거치지 않은 채 통과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때마다 INC는 상징적인 퇴장이나 의사당 앞 시위를 하는 데 그쳤다.
INC는 다른 야당들과 함께 달라진 의회 지형도 속에 각종 현안을 놓고 여권과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간디 전 총재는 전날 연방하원 의원 취임선서를 한 직후에 낸 성명을 통해 "헌법수호는 모든 애국적인 인도인들의 의무"라면서 "우리는 이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누고팔 총장은 간디 전 총재가 야당 지도자로서 "인도 서민들을 위해 과감한 목소리를 내고 정부가 늘 (국정에 대한) 책임을 확실하게 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디 전 총재는 자와할랄 네루 인도 초대 총리의 증손자다. 할머니 인디라 간디와 아버지 라지브 간디도 총리를 지냈다. 성이 간디지만 인도의 국부로 존경받는 마하트마 간디와는 혈연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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