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무슬림 다수 국가인 방글라데시에서 7학년 교과서에 실린 트랜스젠더 이야기가 이슬람 단체의 항의 시위 속에 결국 교과서에서 빠지게 됐다고 EFE 통신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방글라데시 국정교과서편찬위원회(NCTB) 위원장 직무대행인 모함마드 모시우자만은 전날 EFE에 해당 트랜스젠더 이야기를 없애고 다른 내용을 넣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모시우자만 위원장 직대는 "일부 반대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해당 이야기를 교과서에서 빼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이야기는 남성으로 태어난 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자신의 성 정체성 때문에 가족과 사회에서 차별당하다가 트랜스젠더 공동체에 합류해 진정한 자아를 찾고 이에 걸맞은 이름으로 개명한 후 평화를 얻었다는 내용이다.
7학년 교과서 2쪽 분량인 이 이야기 관련 논란은 한 사립대 철학과 시간강사가 항의 차원에서 해당 교과서 일부를 찢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지난 1월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사회 이슈로 번졌고, 이슬람 단체를 중심으로 항의 시위가 일어났다.
이후 해당 대학교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 강사에 대한 계약 연장을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위가 더 확산했다.
이에 교육부는 위원회를 구성해 문제 검토에 들어갔고 결국 최근 NCTB에 서한을 보내 트랜스젠더 이야기 삭제를 권고했다.
최근 인구조사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는 트랜스젠더 인구가 1만2천629명에 달한다고 EFE는 전했다.
방글라데시는 2013년 트랜스젠더를 '제3의 젠더'로 공식 인정했다.
또 2021년에는 전체 직원 중 10%를 트랜스젠더로 고용하거나 피고용인 중 100명 이상이 트랜스젠더인 기업에 세금을 할인해주는 제도 시행에도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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