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법원이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항공사 전 노조 간부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여성 승무원이 성추행을 거부하기까지 시간이 길었다는 이유에서다.
25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밀라노 항소법원은 이날 항공사 전 노조 간부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주장을 믿는다"면서도 피해자의 거부 의사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여성 승무원이 노조 간부의 성추행 시도에 반응하는 데 걸린 시간(20초)이 너무 길어 반대 의사를 입증하기 충분치 않았다는 것이다.
이 승무원은 2018년 3월 노사 분쟁으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노조 사무실을 방문했다가 당시 노조 간부였던 피고인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했다.
2022년 1심에서도 이 승무원의 '긴 반응 시간' 때문에 이 간부가 오인했을 수 있다며 비슷한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 여성 측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마비 증상이 와 즉각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여성을 대리하는 변호사는 2심 판결 뒤 "시곗바늘을 30년 전으로 되돌린 판결"이라며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10년간 대법원 판례를 보면 여성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행해진 성적 행위를 성폭력 범죄로 규정해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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