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유엔이 유럽과 미국의 자동차 환경 규제에 영향을 줄 경유 차 배출가스 검사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2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경유 차 배출가스 검사를 더욱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유엔 협정 개정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기존에 배출가스 불투명도를 측정해 경유 차에서 환경오염 물질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따져보던 방식에서 미세물질 입자를 더욱 정확하게 감지하는 검사 장치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았다.
차량 정기검사(PTI) 때 공회전 상태인 경유 차 배출가스에서 입자상 물질(PM)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휴대용 입자 수 계측 장치로 검사하는 방식이다.
개정안은 자동차 환경 규제를 다루는 유엔의 협정 가운데 1997년 채택된 '주기적 기술 검사 규칙'을 일부 수정한 것이다.
이 규칙은 자동차 정기검사를 통해 배출가스를 규제하기 위한 구체적 기준 등을 제시한다.
경유 차는 휘발유 차에 비해 연료 효율이 높고 엔진 내구성도 큰 편이지만 배출가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NOx)이 가장 큰 문제였다.
상용차뿐 아니라 일반 승용차 시장에서도 경유차 생산·판매가 활발했던 유럽에서는 이런 유해 물질을 차량 내 필터로 여과하도록 하고 배출가스 기준을 갈수록 강화해왔다.
2008∼2015년의 '유로5', 그 이후부터 적용돼온 '유로6' 등은 배출가스 규제 수위를 높이기 위해 도입해온 국제기준이다.
경유 차가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따지기 위한 검사법까지 더욱 엄격하고 정밀하게 바꾸자는 게 이번 개정안의 취지로 풀이된다.
UNECE는 "개정안에 담긴 입자상 물질 계측 방법은 벨기에와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등지에서 도입돼 유해 물질 고배출 차량을 감지하는 데 효율성이 입증됐다"며 "차량이 환경에 미칠 유해한 영향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기구인 UNECE는 오염 감소와 천연자원 관리, 환경·사회경제적 정책의 통합, 국제사회 협력 강화 등을 목표로 활동한다.
유럽 각국뿐 아니라 미국도 회원국이다. UNECE가 제시한 각종 기술 규제 방향은 회원국이 도입할 제도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환경 문제와 밀접한 UNECE의 규제 논의는 국제적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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