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우리 책임 명확히 하려고 했던 것…심히 유감" 사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교통 규제당국이 지난 1월 발생한 보잉 여객기의 '동체 구멍' 사고 경위와 관련해 언론에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 보잉 측에 제재를 내렸다.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2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보잉은 지난 1월 포틀랜드에서 발생한 여객기 비상구 덮개 이탈 사고 원인에 대해 비공개 조사 정보를 언론에 제공함으로써 NTSB 조사 규정을 노골적으로 위반했다"며 "보잉에 대한 일련의 제재를 내렸다"고 밝혔다.
NTSB는 이날 성명에서 "보잉은 NTSB가 사실 여부를 확인하거나 공개를 승인하지 않은 비공개 조사 정보를 언론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잉은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요인에 대한 의견과 분석을 제시했다"며 "이런 행위는 NTSB가 사고 조사를 시작했을 당시 보잉이 당사자 지위를 부여받으면서 서명한 '당사자 계약'에 의해 금지돼 있다"고 지적했다.
NTSB는 보잉에 대한 제재로 오는 8월 6∼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별도의 청문회를 열고 보잉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TSB는 또 향후 NTSB가 해당 사고와 관련해 생성하는 조사 정보에 보잉이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박탈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NTSB는 현재 보잉에 대한 형사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인 미국 법무부에도 이번에 문제가 된 공개 정보를 제출하라고 보잉 측에 명령했다.
앞서 보잉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렌턴에 있는 자사의 공장에 각국 언론사 취재진을 초청, 지난 1월 발생한 사고에 대한 경위를 밝히면서 관련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보잉의 고위 임원인 엘리자베스 룬드 품질 총괄 수석부사장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비행기 조립 과정에서 있었던 '볼트 누락' 탓이었다고 밝혔다.
NTSB의 제재에 보잉은 사과했다.
보잉은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 "사고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명확히하고 우리가 취한 조치를 설명하고자 한 의도"였다며 "조사 정보의 출처로서 NTSB의 역할을 넘어선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보잉은 지난 1월 5일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항공의 보잉 737 맥스9 여객기가 약 5천m 상공에서 비행 중 동체 일부가 뜯겨 나가면서 비상착륙 하는 사고를 겪은 뒤 항공·교통 규제당국과 수사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아왔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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