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더위에 푸드코트·식당가 매출 20%대 증가세
'백캉스족' 잡기 마케팅, 장마철 게릴라 쿠폰 프로모션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올여름 역대급 폭염과 폭우가 예고되는 등 전례 없는 기후변화 속에 유통가는 '여름 특수'를 노린 영업 전략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유통가에서 휴가철은 과거에는 비수기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장마와 폭염 기간이 길어지면서 쇼핑객이 늘어나 '성수기'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때 이른 무더위에 식음료 매장과 여름철 상품 중심으로 매출 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달 들어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수'가 2.7일로 평년(1991∼2020년 평균) 6월 한 달 폭염일수인 0.6일의 4.5배에 달했다. 작년 6월 폭염일수는 0.9일이었다.
이달(이하 1∼26일 기준) 기준 푸드코트와 식당가 식음료(F&B) 매출을 작년과 비교해보면 롯데백화점은 25%, 신세계백화점은 26.7%, 현대백화점은 27.4%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전문식당가 매출은 25%, 트레이더스 T카페(푸드코트)는 20%, 롯데마트 식당가·푸드코트 매출은 15% 각각 호전됐다.
롯데백화점 선글라스 상품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우양산 상품군은 15%, 수영복 등 애슬레저 상품군과 선크림 등 스킨케어 상품군은 각각 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선글라스 상품군 21.9%, 우양산 30.7%, 레인부츠 및 여름 신발 매출이 작년보다 91.0% 늘었고, 현대백화점 냉방 가전과 여름 침구 매출은 31.8%와 26.0% 증가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폭염과 장마 기간에 외부 활동보다 쾌적하고 주차가 편한 백화점을 찾아 쇼핑과 식사를 즐기는 고객이 늘어난다"며 "다만, 겨울옷 대비 여름옷 가격 단가가 낮아 7∼8월 매출은 11∼12월의 약 80% 정도"라고 설명했다.
백화점보다 패션 상품 비중이 작고 식료품 중심인 대형마트는 여름에 더울수록 시즌 상품 수요가 늘면서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이달에 이마트의 여름 먹거리 매출을 작년과 비교하면 참외는 43% 늘었고, 수박 14%, 복숭아 30%, 냉면은 10% 각각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수박과 아이스크림 매출이 15%씩 증가했으며 맥주 매출도 10% 증가세를 보였다.
이밖에 이마트에선 선풍기(31%)와 해충퇴치기 등 여름 소품(42%) 매출이 늘었고 롯데마트에서는 냉감 침구류(80%)와 여름 홈웨어(70%) 매출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7∼8월에 복날이 있고 바캉스 장보기 수요가 몰려 매출이 늘어난다"며 "비가 평일에 내리면 매출이 줄지만, 주말과 연휴에 오면 나들이 대신 마트를 방문하는 고객이 늘어 매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여름철 실내 온도를 24∼26도로 유지하며 다양한 즐길 거리와 할인행사, 고객 유치전을 벌인다.
롯데백화점은 '백캉스족'(백화점+바캉스)을 잡기 위해 입생로랑·랑콤 등 뷰티 브랜드를 최대 15% 할인해 판매하는 '썸머 뷰티 루틴' 프로모션과 '냉감·인견 여름 침구 특가전' 등을 잇달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이색 팝업스토어 등 실내에서 즐길 거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바캉스 인증샷 성지'를 목표로 세우고 전국 16개 점포를 이탈리아 남부 대표 휴양지 포지타노처럼 꾸민다.
이마트[139480]는 폭염·폭우에도 안정적인 가격으로 신선 식품을 공급하도록 비축량을 늘리고 '이마트패밀리데이' 등 행사를 통해 휴가철 장바구니 물가 낮추기에 나선다.
롯데마트는 롯데마트GO 앱을 활용해 일기 예보에 따라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장마철 게릴라 쿠폰' 프로모션과 '보양식 투표 이벤트'를 진행해 쇼핑의 재미와 생활비 절감 효과를 높여줄 계획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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