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넌 "바이든, 트럼프엔 손쉬운 상대…토론 탓 결국 레이스 이탈 전망"
"트럼프 '피로스의 승리'…사퇴시 민주 후보교체 과정 공격해야"
의회모욕죄 수감 직전 美매체들 인터뷰…트럼프에 등돌린 前공직자들 겨냥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서혜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책사'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첫 대선후보 토론을 망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넌은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납득하기 어려운 답변을 내놓고 사고의 흐름을 잃는 모습을 반복했던 토론은 그가 버틸 수 없을 정도의 여론조사 지지도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참사가 그를 레이스에서 탈락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넌은 이같은 결과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에게 지난 목요일(토론일)은 (실익보다 손해가 큰) '피로스의 승리'였다"며 "이로 인해 당신은 당신이 이길 수 있고, 크게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바이든)을 제거하게 될 것이고, 그 대신 '와일드 카드'(예측불허의 인물)를 (상대로)맞이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바이든)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최고의 인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면 이는 현직 대통령을 몰아내는 것을 전제로 해왔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캠페인을 뒤집어 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공화당은 후보를 교체하는 민주당의 '지저분한 과정'을 공격해야 한다며 "그들이 얼마나 무감각하고, 얼마나 이기적인지, 얼마나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지 않고 개인 야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민주당)은 메시아를 찾을 것이고 그 뒤 '허니문'(기간)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는 매우 치명적이어서 누가 (새 후보자가) 됐든, 미셸 오바마이든 개빈 뉴섬이든 8월 말 민주당 전당 대회가 열릴 때까지 그들은 최소 5%포인트~7%포인트 열세를 안고 출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270명)을 훨씬 웃도는 340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넌은 또 같은 날 보도된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보복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질문받자 "그의 응징은 매우 성공적인 집권 2기"라며 "우리가 말하는 것은 정의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넌은 "전면적 수사를 하면 형사 기소가 뒤따를 것"이라며 수사대상에 오를 인물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앤드류 맥케이브 전 FBI 부국장,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 등을 거명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1기(2017~2021년)때 고위 관료로 일했던 이들인데, 트럼프 재임 당시 또는 퇴임후 트럼프를 직·간접적으로 비판하거나 트럼프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에 협조하지 않음으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지지 세력의 눈 밖에 난 사람들이다.
특히 코미 전 국장은 자서전 등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충성 서약을 요구했다고 폭로하는 등 트럼프 집권 1기 고위 당국자 출신 중 가장 강경한 트럼프 비판론자로 활동하며 그의 재선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배넌은 2021년 트럼프 골수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인 1·6 사태와 관련한 의회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은 데 따른 의회 모욕죄로 1심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7월1일부터 복역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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