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 20년에 다시 품에 안아…올초 사고 여파 따른 안전 강화책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보잉이 항공기 부품 공급업체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스(이하 스피릿)를 분사 20년 만에 47억 달러(6조5천억 원)에 다시 사들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피릿은 지난 1월 이륙 직후 동체 측면에서 뜯겨 나가는 사고가 발생한 알래스카 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9 기종의 '도어 플러그'(비상구 덮개) 공급업체다.
보잉은 스피릿을 2005년에 분사했지만 여전히 스피릿의 최대 고객으로 있었으며, 사고 발생으로 20년 만에 다시 자신들의 품으로 거두게 된 셈이다.
보잉은 수개월간의 인수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항공기 안전 우려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얻게 됐다고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피릿이 보잉에는 동체를, 유럽 에어버스에는 날개를 각각 공급해온 만큼, 이번 인수 협상에는 에어버스도 개입됐다.
보잉과 스피릿 이사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거래 조건을 승인했으며 다음 날인 7월 1일 오전에 공식 발표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보잉은 스피릿 1주당 37.25달러로 평가해 애초 계획한 현금 대신 주식으로 지불할 예정이다. 지난 주 종가는 32.87달러다.
이번 거래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 최종적으로 마무리된다.
스피릿은 에어버스 측과 별도 계약을 맺은 후 보잉과 합의에 이르렀으며, 에어버스는 스피릿이 맡아오던 작업 일부를 인수한다.
보잉은 지난 1월 도어 플래그 사고를 겪으며 심각한 안전 및 품질 문제에 직면한 이후 스피릿 인수에 나서 지난 3월부터 협상을 해왔다.
일부 전문가는 보잉의 스피릿 분사가 품질보다는 비용 절감에 집중한 나머지 문제점을 노출한 사례 중 하나라며 비판하고 있다.
보잉은 최근 경쟁자 에어버스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겨 왔으며, 여전히 2018년과 2019년에 발생한 두 건의 737 맥스기 추락으로 350명에 가까운 승객이 사망한 사고의 여파를 겪고 있다.
두 사고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는 보잉에 유죄를 인정하고 4억8천720만달러(약 6천700억원)의 벌금을 납부하라는 내용이 담긴 형사 합의안을 전달하고, 응하지 않으면 기소 절차를 밟기로 했다는 보도도 이날 나왔다.
보잉은 최근 회사의 품질 관리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인 계획을 연방항공국(FAA)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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