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차질이 목적"…삼성전자 노조, 조합원 총파업 동참 독려(종합)

입력 2024-07-02 17:56  

"생산 차질이 목적"…삼성전자 노조, 조합원 총파업 동참 독려(종합)
실제 참여규모 주목…생산 차질 없을 듯
"소수 위한 선택" 비판도…'855명만 월급 올려달라' 요구는 번복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강태우 기자 = 삼성전자[005930]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대규모 파업의 현실화 여부와 이에 따른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사측과 임금협상을 벌여온 전삼노는 전날 협상 결렬을 공식화하며 노조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임금 무노동 총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8∼10일 사흘간의 파업 일정을 제시하고, 파업 목적을 '생산 차질'로 규정했다.
전삼노 조합원이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22%에 달하는 2만8천명 수준인 만큼 총파업 여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번 연가 투쟁 참여율을 감안하면 총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노조는 전날 소수 조합원이 혜택을 받는 요구안을 발표했다가, 안팎에서 비판이 나오자 하루 만에 내용을 번복했다.



◇ 총파업 시 참여 규모 주목…생산차질 제한적일듯
전삼노는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총파업 목적은 '생산 차질을 끼친다', '회사에 피해를 끼쳐서 우리의 목소리를 명확하게 전달하겠다'이다"라고 밝혔다.
연가 투쟁 후에도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자 강경한 태도로 임하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방송을 통해 조합원의 동참을 적극적으로 독려하며 구체적인 지침을 전달했다. 파업 기간 집회 등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사측에 의지를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설문을 통해 파업 동참 인원을 파악하고 있다.
다만 앞서 있었던 연가 투쟁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총파업에 참여할 조합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생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삼노는 지난 5월 29일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선언했고, 조합원들에게 '6월 7일 연차 소진', 즉 연가 투쟁을 독려한 바 있다.
노사 양측 모두 당시 '연차 소진'에 참여한 조합원 수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참여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와 비교하면 오히려 연차 사용률이 다소 낮았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생산 차질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되풀이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조는 8∼10일 파업 기간 사측이 요구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지 않는다면 2차, 3차 파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전삼노가 지난해 8월 확보한 대표교섭노조 지위가 오는 8월로 종료되는 만큼 노조가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이 전날 노조와의 간담회에서 노조의 총파업 계획에 반대했다고 전삼노는 전했다.
당시 노조는 전체 직원에 대한 휴가 1일과 연봉협상에 서명하지 않은 조합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시 총파업을 선언하겠다고 했다.



◇ 총파업 명분은?…'855명 임금인상' 요구 번복
노조는 총파업에 따른 요구안으로 전 조합원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전 조합원 유급휴가 약속 이행을 내세웠다.
전날 총파업 선언 때 '노사협의회의 임금인상률을 거부한 조합원 855명'을 대상으로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나, 이를 번복했다.
전삼노 내부에서도 "855명만 인상을 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는 등의 비판이 나온 이후다.
이를 두고 명분이 부족하다는 안팎의 비판에 따라 노조가 말을 바꿨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날의 '855명 임금인상' 요구는 이번 파업 선언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나선 일부 조합원을 위한 '혜택'이라는 주장이 우세했다.
2만8천명을 조합원으로 둔 전삼노가 총파업의 명분 중 하나로 '855명에 대한 더 높은 임금 인상률'을 제시한 것 자체가 소수만을 위한 총파업이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했다.
실제 사측도 형평성 문제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노조는 요구안을 수정한 뒤 이들 885명에 대해서는 상징적인 선물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 밖에도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 파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임금 손실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했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 1월 사측과 교섭을 시작으로 3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전삼노의 파업 선언에도 대화를 이어가던 사측과 전삼노는 6월 14일 중노위에 사후조정을 신청해 이견 조율을 시도했다.
지난달 27일 3차 사후조정회의에서는 ▲ 노사 간 임금교섭 최종 타결 전 비조합원에 대한 임금 조정 결과발표 지양 ▲ 일회성 여가 포인트(50만원) 지급 ▲ 휴가 의무 사용 일수 2일 축소(재충전 휴가 2일 미사용 시 보상) ▲ 노사 간 상호협력 노력 등의 4대 조정안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전삼노는 조합원 투표를 실시한 결과 4대 조정안을 거부했다.
write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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