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도 턱걸이 통과…'이탈표' 속출시 부결 가능성도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연임을 확정 짓기 위한 '우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EU 전문매체 유락티브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녹색당동맹 대표단과 만났다.
지난주에는 자신이 속한 유럽국민당(EPP)의 기존 대연정 파트너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과 잇달아 회동한 바 있다.
녹색당동맹은 지난달 치러진 제10대 유럽의회 선거에서 54석을 확보해 6위를 한 정치그룹(교섭단체)이다.
지난 5년간 폰데어라이엔 집행부 1기의 친환경 산업정책 추진 과정에서 협력했으며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협력 대상'으로 규정한 대표적인 친EU 성향 정치그룹으로 분류된다.
직전 의회에서 71석을 차지했으나 이번 선거에서 17석을 잃었다.
그런데도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녹색당동맹과 접촉에 나선 건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유럽의회 인준투표에서 안정적 과반 확보가 아직은 불확실해서다.
그는 지난달 27일 EU 정상회의에서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지명되며 일단은 9부 능선을 넘었다.
연임이 확정되려면 인준투표에서 720석의 과반인 361표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대연정 주축인 EPP(188석), S&D(136석), 자유당그룹(75석)을 합하면 총 399석에 달하지만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무기명 투표 특성상 소속 정치그룹 노선을 따르지 않는 이탈표가 나오기 때문이다.
대연정 399석에 더해 녹색당동맹(54석) 지지까지 확보하면 453석이 되는 만큼 이탈표가 나와도 그가 과반의 찬성표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한 2019년 인준투표 당시 EPP 주도 대연정의 의석수가 400석 이상이었는데도 9표 차이로 절반을 겨우 넘겼다.
일각에서는 그가 강경우파 성향 정치그룹 유럽보수와개혁(ECR)에 속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이탈리아형제들(FdI)에도 러브콜을 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EPP의 대연정 파트너인 S&D, 자유당그룹은 멜로니 총리나 ECR과 협력할 경우 지지 입장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당장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입장에서 대연정에 녹색당동맹의 지지를 보장받는 것 외엔 별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준투표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선거 이후 첫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8일이 유력하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연임 확정 시 두 번째 5년 임기는 11월 1일부터다.
투표 부결 시 27개국 정상들은 한 달 이내에 새로운 집행위원장 후보를 다시 지명해야 한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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