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스케일업·기회발전특구기업 공제한도 최대 1천200억원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최대주주 주식의 상속·증여 때 적용되는 할증을 없애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기업가치 제고 조치인 '밸류업'과 기업의 투자 확대, 지방균형발전 등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가업상속공제의 적용 범위와 한도는 확대한다.
기획재정부는 3일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에서 이런 내용의 세법 개정을 하반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중소기업을 제외한 기업의 최대주주 지분을 상속·증여하는 경우 해당 주식의 가치를 20% 높여 평가한다. 최대주주의 주식에는 기업 경영권이라는 프리미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의 주식에 상속세 최고세율 50%가 적용될 경우 실질적으로 60% 세율로 과세해 상속세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재계 등에서 제기돼 왔다.
다만 할증 평가를 폐지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되지 않아 실질 과세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기업의 경영권 프리미엄이라고 하는 게 고정돼 있진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일률적으로 할증평가를 적용하는 것이 실질과세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외국의 경우에도 할증 평가를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밸류업 기업과 스케일업 기업, 기회발전특구 기업 등을 대상으로 가업상속공제의 적용 범위와 한도도 확대하기로 했다.
가업상속공제는 10년 이상 운영한 기업의 원활한 가업상속을 지원하기 위해 상속재산의 일부를 과세 가액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중소기업이나 매출액 5천억원 미만의 중견기업이면 가업 영위 기간에 따라 최대 600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정부는 밸류업 기업 등에 대해 공제 적용 범위를 상호출자제한기업을 제외한 중견기업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제 한도는 이들 기업에 대해 1천200억원으로 두 배 늘린다.
밸류업 기업은 내년부터 2029년까지 밸류업 공시를 하고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합한 주주환원액이 당기순이익 대비 업종별 평균 수준을 120% 웃도는 기업이다.
스케일업 기업은 같은 기간 투자 또는 연구개발(R&D) 지출이 매출액 대비 5% 이상이고 연평균 지출 증가율이 5% 이상인 기업이다. 고용도 유지해야 한다.
투자 또는 R&D 지출이 매출액 대비 3% 이상이고 연평균 지출 증가율이 10% 이상이어도 스케일업 요건을 충족한다. 고용 유지 조건은 그대로다.
기회발전특구 요건의 경우 특구에서 창업하거나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특구로 이전하는 기업이면 혜택을 볼 수 있다.
앞서 정부는 2022년 세제개편안에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을 매출액 4천억원 미만에서 1조원 미만의 중견기업으로, 공제 한도도 최대 500억원에서 1천억원으로 각각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로 매출액은 5천억원 미만, 공제 한도는 최대 600억원으로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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