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부인이 67억원 스포츠카 구매?…"알고보니 딥페이크"

입력 2024-07-03 16:59   수정 2024-07-04 14:01

젤렌스키 부인이 67억원 스포츠카 구매?…"알고보니 딥페이크"
"러 기반 웹사이트, 미국 유권자 겨냥 가짜 뉴스 쏟아내"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러시아가 그동안 반(反)우크라이나 여론전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에는 소셜미디어상에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고가의 스포츠카를 구입했다는 가짜뉴스가 유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최근 '숨겨진 진실 프랑스'(Verite Cachee France)라는 이름의 한 웹사이트에 자신을 스포츠카 브랜드 부가티의 파리 대리점 직원으로 소개한 한 남성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 남성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지난 달 7일 부가티의 새 모델인 '투르비옹'을 450만 유로(약 67억원)에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그 뒤 친(親) 러시아 성향의 인플루언서들이 이 영상을 엑스(X·옛 트위터)로 퍼 날랐고, 영상은 X에 게재된 지 24시간 만에 1천8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영상이 인공지능(AI)를 이용한 딥페이크 기술로 생성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이 남성의 말투나 입의 움직임 등이 실제라고 하기에는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부가티도 이날 성명을 통해 해당 영상에서 주장하는 거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부가티의 파리 대리점이 범죄의 피해자가 됐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딥페이크 영상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이미지를 훼손하기 위해 펼쳐온 여론 조작 활동과 맥을 같이 한다고 분석했다.


대런 린빌 미국 클렘슨대 교수는 이번 영상의 유포 방식 등은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이미지를 훼손하기 위해 진행해온 여론 공작 캠페인의 특징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러시아의 여론 조작 활동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우크라이나 이미지를 심으려는 가짜뉴스가 다수 유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6개월간 수십 개의 웹사이트에 게재된 기사 수백 건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미국 현지 신문으로 가장한 러시아 기반 웹사이트가 AI 기반 활동으로 가짜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AI를 이용해 생성된 수천 개의 뉴스 기사들이 '휴스턴 포스트', '보스턴 타임스', 'DC 위클리' 등 그럴듯한 미국식 이름의 수십 개의 웹사이트에 게재되고 있다는 것이 BBC의 설명이다.
BBC는 러시아가 생성하는 가짜뉴스는 우크라이나의 부패,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로 인한 지출 등을 주요 주제로 다룬다며 이는 "미국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불신을 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hrse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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