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현 지사, 외무상 등 만나 '사건 미전달' 중앙정부에 항의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지난해 이후 발생한 미군 성범죄 총 5건이 공표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오키나와현이 크게 반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3일 기자회견에서 미군 병사가 저지른 2건의 성폭력 사건이 최근 잇달아 드러난 것과 관련해 "그 이외에도 지난해 이후 보도 발표하지 않은 미군 관계자의 비슷한 사안이 3건 더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가로 드러난 3건은 작년 2월과 8월, 올해 1월에 발생했으며 사건 관련 미군 관계자는 모두 불기소됐다고 하야시 장관은 전했다.
하야시 장관은 "미군 관계자의 성범죄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현지 사람들에게 큰 불안을 주는 것으로 앞으로 미국 측에 사건이나 사고의 방지를 철저히 요구하고 현지 부담 경감에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키나와에서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에도 미군 병사에 의한 성범죄가 발생했지만, 보도나 발표가 없었다.
특히 작년 12월에는 주일미군 소속 공군 병사가 16살이 안 된 소녀를 집으로 데려가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갖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지에서 주일 미군에 대한 반발이 거세졌다.
일본 중앙 정부는 5건과 관련해 오키나와현에 관련 정보를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이날 도쿄를 찾아 외무상, 방위성 부대신, 관방부장관을 면담하고 중앙 정부가 사건을 통보하지 않은 것에 항의했다.
다마키 지사는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과 만나 "외무성이 오키나와 미군의 성폭력 사건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지자체에 일절 연락이 없어 매우 큰 문제"라고 항의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중대 사건에 관한 정보공유는 피해자의 프라이버시나 수사에 영향 등도 고려하지만 외무성으로서는 관계 부처와 확실히 검토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일 미군 기지가 집중된 오키나와에서는 과거부터 미군 성범죄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1995년에는 미 해병대원 등 3명이 10대 소녀를 성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지만, 미국이 미일지위협정을 이유로 신병 인도를 거부하면서 대규모 항의 집회가 열렸고 미군 기지에 대한 현지 주민 감정도 크게 악화했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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