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총선 Q&A] 위기의 집권 보수당 조기총선 승부수

입력 2024-07-04 05:05  

[영국총선 Q&A] 위기의 집권 보수당 조기총선 승부수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에선 4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이 치러진다.
14년간 집권해온 보수당의 리시 수낵 총리는 당의 지지율이 급락하자 조기 총선을 전격 발표하고 7주간의 선거운동에 돌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제1야당 노동당에 정권을 내줄 위기다.
이번 총선의 배경과 전망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보수당은 불리한데 갑자기 왜 총선 치르나.
▲ 의회는 첫 소집 5년 내로 해산해야 한다는 규정상 다음 총선 기한은 애초 2025년 1월 28일이었고 가장 유력한 시기는 올해 10∼11월로 거론됐었다. 수낵 총리가 지지율이 뒤지는 상황에서 왜 조기 총선을 결정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다만, 지난해 3·4분기 연속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이 올해 1분기 플러스로 전환됐고 물가상승률도 중앙은행 목표치인 2%까지 내려온 것에 힘입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하반기로 넘어가도 경제 지표가 더 나아지지 않을 바에야 총선을 빨리 치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또 보수당이 불법 이주민 보트를 멈추겠다고 약속했지만 야심작인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이 계속 논란만 일으키고 단기간에 효과를 낸다는 보장이 없어 더 시간을 끄는 게 무의미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 총선은 어떻게 치러지나.
▲ 4일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650개 선거구에서 투표가 이뤄진다. 각 선거구에서 5년 임기의 하원의원을 1명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다. 1차 투표와 결선을 치르지 않고 단판에 승부를 낸다. 우리나라와 같은 비례대표제는 없고 각 지역구에서 최다 득표한 후보가 당선된다. 투표율이나 과반 득표 여부는 당락에 영향이 없다. 이 때문에 전국적인 정당 지지율이 선거 결과에 그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 행정 수반인 총리는 어떻게 결정되나.
▲ 총선에서 승리한 하원 다수당의 대표가 총리가 된다. 찰스 3세 국왕이 총선 직후 다수당 대표를 버킹엄궁에서 접견해 정부를 구성해 달라고 공식 요청하면 총리로 임명된 것이다. 총리가 중도에 사임할 때마다 총선을 치르는 것은 아니다. 다수당이 선출한 차기 대표가 총리직을 이어받는다. 현 보수당 정부에서만 테리사 메이, 리즈 트러스, 리시 수낵 등이 총선 없이 총리가 됐다. 보리스 존슨도 2019년 총선 없이 총리로 취임했지만 브렉시트 협상 혼란 속에 그해 12월 총선을 치렀다.

-- 현재 판세는.
▲ 노동당 압승이 유력하다. 일간 가디언의 여론조사 의석 예측 분석을 보면 노동당은 428석, 보수당 127석, 자유민주당 50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 19석, 영국개혁당 3석 등이다. 2일 서베이션 조사에서는 노동당이 484석이 되고 보수당은 창당 이후 가장 적은 64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 보수당은 어쩌다 인기 잃었나.
▲ 경제 혼란, 물가 급등, 공공의료 악화, 이민 급증 등 복합적이다. 2010년 보수당이 집권한 이후 영국은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오랜 협상을 거치며 혼란을 겪었다. 코로나19 봉쇄 기간 '파티 게이트'가 터졌고 코로나19 여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면서 물가가 고공행진했다. 재정 뒷받침 없는 대규모 감세 정책은 대혼란을 일으켰다. 총리는 잇따라 불명예 퇴진했다.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공공의료체계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위기감도 크다. 이민 급증도 국민 불안의 중요한 원인이다.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건넌 망명 신청자는 2022년 4만5천755명으로 최다였고 지난해 다소 줄었으나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다.

-- 과반 정당 없는 '헝의회' 가능성은.
▲ 현재로선 노동당의 과반 압승이 유력하지만 여론조사에서도 접전인 지역구가 많아 과반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노동당이 과반에 미치지 못하면 제3당과 손잡아야 할 수도 있다. 헝의회가 되면 제1당이 다른 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거나 소수당 정부를 꾸릴 수 있다. 영국에서는 양당 체제가 강해 헝의회나 연정은 드물었다. 2010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의석 절반에 못 미치는 제1당이 되면서 자유민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한 것이 첫 연정 사례였다. 2017년 총선에서도 보수당은 과반이 되지 않자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의 지지를 얻어내 소수당 내각을 운영했다.

-- 유럽 극우 돌풍, 영국에서도 불까.
▲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은 나이절 패라지가 당 대표로 복귀한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총선에서 하원의원을 낸 적은 없고 올해 초 보수당 의원이 탈당 후 입당하면서 첫 의석을 확보한 바 있다. 여론조사에서 예측 의석수는 5석 이내지만 18석까지 나온 조사도 발표됐다. 유럽에서 극우 세력이 돌풍을 일으켰고 영국에서 보수층 민심이 보수당에서 멀어져 예상외로 선전할 가능성도 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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