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에 "종전계획 있으면 당장 제시하라"

입력 2024-07-03 23:15   수정 2024-07-05 02:08

젤렌스키, 트럼프에 "종전계획 있으면 당장 제시하라"
"중국이 엄청난 역할 할 수 있어"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전쟁을 종식할 구체적 계획이 있으면 당장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 안다면 오늘 얘기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의 독립에 지장이 있는지, 주권을 잃게 되는지를 대비하고 알고 싶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 제안을 들을 준비가 됐다며 "그들은 나와 우리 국민, 우리 아이들의 삶을 설계할 수 없다. (미 대선이 치러지는) 11월에 미국의 강력한 지원을 받을지, 혼자가 될지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바이든 대통령과 TV토론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내년 1월20일 취임 전 당선인 신분으로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했으나 구체적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부터 자신이 연임했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며 재집권하면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장에 직접 와서 보라"며 우크라이나로 초청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응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부당한 평화협정을 강요한다면 '루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비난하는 등 미 대선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미국과 10년짜리 양자 안보협정을 맺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폐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 의회를 통과한 610억달러(약 84조7천억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결정에서 실행까지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게 이 전쟁의 최대 비극"이라고 말했다.
평화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해 휴전을 검토해보라는 전날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제안에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수출 의존도가 큰 중국이 분쟁 해결에 "엄청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중국이 이견을 접어둔다면 종전을 위해 함께 움직일 수 있다고 주문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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