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시진핑-푸틴 회담'은 간략 소개…인민일보는 1면 카자흐·2면 러시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을 잇따라 만나 '일대일로' 등 역점 사업을 중심으로 우호 관계를 다졌다.
시 주석은 서방 진영이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를 지적해온 전기차·태양광은 물론 전략 자원인 핵심 광물 등을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새 협력 영역으로 내세웠다. 중국은 다만 같은 날 개최돼 관심을 모은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내용은 간략하게만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을 만나 "중국은 우즈베키스탄의 국가 독립·주권·안보 수호를 지지하고, 우즈베키스탄이 신뢰할 수 있는 친구이자 동반자"라면서 "양국은 '일대일로' 협력을 심화하고, 태양광·풍력·신에너지차 등 협력을 가속하며, 빈곤 감소와 사회 거버넌스 강화 등 협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는 "중국은 일대일로 협력을 심화하면서 키르기스스탄의 우수한 농산물을 더 많이 수입할 의향이 있다"면서 "중국 기업의 투자·사업을 지지하고 신에너지차·국경 간 전자상거래 영역 협력을 강화하며 양국 철도 프로젝트 건설을 가속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양국은 고품질 일대일로 공동 건설을 추진하면서 무역·투자·석유·가스·태양광 등 영역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며 "카스피해 국제운수회랑 건설로 중국-유럽 정기열차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시 주석과 만난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아제르바이잔 정상은 모두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국의 대만 통일을 지지하고, 국제 무대에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시 주석은 같은 날 이번 SCO 정상회의 의장국인 카자흐스탄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 오랜 친분을 과시해온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만났다.
특히 중러 정상이 지난 5월 베이징 회담에 이어 한 달 반 만에 '재회'한 것은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 사실상의 군사 동맹으로 관계를 격상한 최근 행보와 맞물려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중러 회담 결과 보도자료 분량은 736자(중국어 기준)로 시 주석이 국빈 방문을 한 카자흐스탄과의 회담 결과(2천275자)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했다. 중러 회담 보도자료는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아제르바이잔과의 회담 자료와 비슷한 분량이다.
내용 면에서도 시 주석과 토카예프 대통령의 회담에서는 핵심 광물·신에너지 같은 협력 분야를 명시하고 카자흐스탄의 브릭스(BRICS) 가입 지지 등 새로운 입장이 표명됐으나, 중러 회담 보도자료는 대체로 양국이 그간 회담에서 거론해온 어구로 채워졌다.
외교부는 관심을 모았던 국제·지역 문제의 경우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위기 등 지역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계속해서 적극적인 노력을 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는 점만 소개했고, 북한과 한반도 문제는 논의가 있었는지 여부도 거론하지 않았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4일 1면을 통째로 중국-카자흐스탄 정상회담 소식과 사진으로 채웠고, 중러 정상회담은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아제르바이잔과의 회담 소식과 함께 2면에 배치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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