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재무 위기를 못 버티고 경쟁 은행인 UBS에 넘어간 크레디트스위스(CS)가 스위스 법인 등기부등본에서도 이름이 사라졌다.
4일(현지시간) UBS에 따르면 CS의 스위스 법인은 지난 2일 상업용 법인 등기부등본에서 이름이 삭제됐고, 회사의 모든 법적 권리와 의무가 UBS 스위스 법인으로 이전됐다.
각 지역 법인을 총괄하는 모기업인 CS AG는 지난달 등기부등본에서 이름이 없어지고 UBS의 그룹사인 UBS AG로 흡수됐다. 스위스 안팎의 CS 각 지점에서는 간판을 철거하고 있다고 UBS는 전했다.
1856년 스위스 철도개발 사업에 자금을 대기 위해 설립된 CS는 167년의 업력을 지닌 스위스의 유력 투자은행이었다.
잇단 투자 실패와 고객 이탈 등으로 재무 위기에 휩싸인 채 작년 3월 경쟁 은행이자 스위스 최대 금융사인 UBS에 전격 인수됐다.
작년 6월 회사 인수를 위한 모든 거래가 마무리됐고, 은행 통합 작업이 진행돼왔다. 사실상 경영권을 잃었지만 개별 법인으로는 이름이 남아 있던 CS는 이젠 법인명마저 없어지게 된 셈이다.
은행 인수거래 후 경영권 이양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하던 안드레 헬펜슈타인 CS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일 퇴임을 발표했다.
경쟁 은행마저 흡수하면서 거대 통합은행이 된 UBS는 구조조정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불필요한 중복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대규모로 감원해 2026년까지 완전한 통합은행을 만들겠다는 게 UBS의 계획이다.
인수 전 정규직 직원 수는 두 은행을 합쳐 12만3천명이었으나 지난 4월 현재 11만2천여명으로 줄었다. 스위스 언론에서는 2026년이면 통합은행의 직원 수가 8만5천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은행 지점들도 통폐합된다. 현재 스위스 내 지점 수는 UBS가 190개, CS가 95개인데 통합은행의 지점 수는 194개에 그칠 것이라고 UBS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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