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가 이득?…트럼프, 경쟁자 바이든 후보 사퇴 논란에 '뒷짐'(종합)

입력 2024-07-05 06:04  

완주가 이득?…트럼프, 경쟁자 바이든 후보 사퇴 논란에 '뒷짐'(종합)
대타 부상 해리스에 공세…"2020년 아이오와 가기도전 사퇴, 형편없어"
트럼프 측 "카멀라 저지하고 공화당에 투표하라" 디지털 광고도 시작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쟁자 조 바이든 대통령의 비등하는 후보 사퇴 논란에 상대적으로 조용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고령 리스크'를 노출한 바이든 대통령이 끝까지 경쟁에 남는 것이 자신의 대권 도전에 가장 손쉬운 길이라는 계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날 경우 78세인 자신에게도 '고령 리스크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음을 경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민주당 내부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를 놓고 우려가 폭증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당 문제에 대해 이례적으로 입을 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TV 토론에서 사실과 무관한 거짓 주장을 섞어가며 경쟁자를 한껏 몰아붙인 바 있다.
직후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을 잘했다기보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멸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부인하지 않았다.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벌렸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으로부터 1·6의회 폭동 등 재임 시 행위에 대한 면책특권을 폭넓게 인정받는 판결까지 받아 들며 대권 가도에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 수행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는 무슨 일,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며 신체적, 인지적으로 대통령에 부적합 후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토론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거론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독재자조차 만만하게 보는 대상이라며 국제적 망신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측근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바이든 대통령 사퇴 논란에 대한 이례적인 방관적 태도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야말로 11월 대선에서 가장 쉽게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그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 토론 이후에는 민주당 기존 후보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보다 경쟁력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잠재적 '대타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해 바이든 대통령을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버지니아 유세에서 "바이든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은 (대안으로) 언급되는 어느 민주당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바이든 대통령 사퇴 시 승계가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 "너무나도 인기가 없고 성과가 전무해 자신을 돋보이게 해줄 용도로 바이든만이 그를 반길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잠재적으로 우리의 새 민주당 도전자"라고 거론한 뒤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거론하면서 "그녀는 2등으로 시작했으나 패배했으며 아이오와주에 가기도 전에 사퇴하는 등 형편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글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도 "매우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말한 뒤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 순방 뒤 12일이나 쉬었는데도 토론 부진을 해외여행 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도 경계의 칼끝을 해리스 부통령으로 돌리는 분위기다.
최대 슈퍼팩인 마가(MAGA)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이민 등 핵심 문제에 있어 바이든 대통령보다 나을 것 없다고 공격을 개시한 데 이어, 공화당 하원 선거대책위는 전날 '카멀라를 저지하고 공화당에 투표하라'는 디지털 광고를 시작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독립기념일인 이날 재임 당시인 2020년 마지막 기념 연설 영상도 공유했다.
해당 영상은 "미국의 미래가 우리 손에 있다"며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는 발언으로 마무리됐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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