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주민 대다수가 전란 속에 여러 차례 피란해야 했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안전에 가장 취약한 장애인을 위한 대피시설이 처음 마련됐다.
5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적지원조정실(OCHA)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이슬람권의 적십자사)가 현지 장애인 단체 등과 협력해 지난달 30일 가자지구 중남부 데이르 알발라 지역에 장애인을 위한 대피시설을 개소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가 관리하는 이 시설은 100여가구의 장애인 가족을 수용해 구호품을 지원하고 의료·재활·심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작년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에서는 인구의 80%가 넘는 170만명 이상이 피란민이 됐다.
이스라엘의 작전 지역이 확대되면서 주민들이 여러 차례 피란을 떠나는 일이 허다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이동에 제약이 큰 장애인이 안전에 가장 취약하다고 OCHA는 지적한다.
OCHA 조사 결과 가자지구 내 물 배급 장소로 갈 수 있는 장애인은 전체의 41%이며 피란민 보호시설 가운데 장애인이 쓸 수 있는 화장실을 갖춘 곳은 3분의 1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이 의지할 만한 장소였던 병원과 재활센터가 교전 과정에서 많이 파괴됐고 휠체어나 목발, 보청기 등 보조기기 반입이 원활하지 않은 점도 장애인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OCHA는 전했다.
OCHA는 "장애 여성은 학대 위험에 특히 취약하고 전란 속에 장애를 얻은 어린이도 많다"며 "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 주민 1만명에게 장애가 생겼는데 이들 가운데 절반은 어린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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