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자국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고 국영 아나돌루 통신, TRT하베르 방송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취재진에 "지난날 우리는 시리아와 적이 아니었고 아사드를 가족같이 만나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라도 초청이 이뤄질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튀르키예와 시리아 관계를 과거처럼 돌려놓고자 하는 바람"이라고 언급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바샤르 알아사드가 튀르키예와 관계 개선을 위해 한걸음 내디딘다면 우리도 화답하겠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 등이 만남을 중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주 튀르키예 각지에서 시리아 난민 사회를 겨냥한 폭력사태가 발생해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진 직후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튀르키예는 2010년 발발한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을 지원했고 테러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시리아 서북부에 병력을 주둔시키며 시리아와 반목했다. 지난달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군 철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혀 관계 개선의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베를린에서 전날 열린 튀르키예와 네덜란드의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8강전을 관전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늑대 경례'로 논란이 된 자국팀 메리흐 데미랄이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럽축구연맹(UEFA)의 출장정지 조치는 유로2024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완전히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회색 늑대 표식을 처벌해야 한다면 독일의 독수리 상징이나 프랑스의 수탉 상징도 처벌하나"라고 반문했다.
데미랄은 지난 2일 튀르키예와 오스트리아의 16강전 후반에 득점한 뒤 양손으로 늑대 얼굴을 만들어 보이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 늑대 경례는 독일 등 유럽에서는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 단체 '회색 늑대'의 인사법으로 통하지만 튀르키예는 튀르크 민족이 신성하게 여기는 동물 늑대의 상징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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