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 첫 연설…"공공재정 전후 최악"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의 새 노동당 정부가 재정 압박 속에서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해 주택 건설과 육상풍력단지 등 기반시설 조성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취임 후 산업·금융계 인사들를 대상으로 한 첫 연설에서 노동당 정부가 공공재정에서 "2차대전 이래 최악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다시 건설하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는 영국 경제가 다시 성장하도록 할 것이며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정부는 영국의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가 넘는 상태에서 출범했으며 소득세나 부가가치세 등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만큼 경제 성장과 투자 촉진을 통해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리브스 장관은 총선 공약에 담은 향후 5년간 신규 주택 150만 채 건설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의무적인 주택 건설 목표를 설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택 건설 목표는 앞서 보수당 정부가 2022년 말 폐기했다.
또한 정체된 주택 부지 개발 사업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으며 그린벨트 경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리브스 장관은 이날 개발에 반대하는 지역 '님비'(NIMBY)와 전쟁을 선포한 것이냐는 질문에 "어디에 주택을 지을지 지역사회에 달린 일이겠지만 답이 항상 '아니오'(개발 반대)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육상풍력단지와 관련한 규제는 "이상한 금지 조치"라며 철폐하기로 했다.
2015년 보수당 정부가 도입한 현행 제도에 따라 지역에서 프로젝트에 반대가 제기되면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실상의 금지로 여겨졌다.
이를 위해 국가 경제 성장 중심으로 경제·환경·사회 계획 체계인 '국가 계획 정책 프레임워크'(NPPF)를 개혁할 계획이다.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지역보다 국가 중심으로 접근하도록 바꾸는 것이다.
리브스 장관은 이날 보수당 정부가 지난해 약한 경제 성장률 탓에 세수 580억 파운드(약 103조원)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름 휴회 전 의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보수당 정부에서 물려받은 공공지출 상태를 평가하는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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