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뉴노멀'로 자리잡은 긱워커 조명…전문가 "사회보장 등 정부 부담 확대해야"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에서 임시 일자리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른바 '긱 워커'(gig worker·초단기 노동자)가 2억명에 달해 노동시장의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 잡고 있다는 중화권 매체 보도가 나왔다.
이런 현상은 노동시장 유연성이 강화되는 세계적 추세와 맞닿아 있지만, 전통적 고용 안정성이 부족해 사회적인 부담을 가중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보도한 '중국의 긱 워커가 뉴노멀이 되고 있지만 불가피한 트렌드에는 부담도 따른다'는 제목 기사에서 늘어나는 긱 워커를 중심으로 한 중국 노동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조명했다.
신문은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근거로 지난 3년 사이 중국의 긱 위커는 2억명으로 늘어나 중국 전체 노동자의 23%를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긱 워커로는 프리랜서, 음식 배달 기사,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인, 차량공유서비스 운전자 등이 있다.
공식적으로 '유연한 고용'으로 분류되는 긱 워커는 정식 고용계약에 구속되지 않으며 파트타임 및 아르바이트 등 임시 일자리를 포함한다.
신문이 소개한 저장성 출신인 샤오전(43)씨 사례도 이 중 하나다.
그는 주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며 인테리어 경험을 공유하는 블로거 활동과 스피커 제조 판매 등 다양한 임시 일자리로 5년째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샤오씨는 은행과 컴퓨터 회사 등 여러 업체와 정규직 계약을 맺었지만 일의 지루함과 낮은 임금에 지쳐 그만뒀다고 한다.
다만 그는 "스스로 원해서 긱 워커를 선택한 것이지만 만족스러운 정규직 일자리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강요된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험난한 경제 회복 속에 기업들이 일자리를 줄이고 매년 역대 최대규모의 대학 졸업생들이 노동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당국은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긱 워커를 더 장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당국이 이를 사회적 안정과 소비자 신뢰의 기반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최근 몇 년간 초단기 일자리 시장을 표준화하고 이들을 위한 맞춤형 보험 상품을 출시하는 등 여러 지원 조치를 시행해 왔다.
긱 워커가 늘어나는 것은 중국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가 확대됨에 따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채용조사 회사 업워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해 6천400만명이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이는 미국 전체 노동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 전문가들 역시 유연한 고용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중국 노동·사회보장과학연구원 바오춘레이 연구원은 지난 4월 칼럼을 통해 "유연한 고용은 이제 모든 산업과 모든 분야에 적용돼 노동 시장의 뉴노멀이 되고 있다"며 "고용의 '새로운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더 많아지고 있다고 바오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유연한 고용에 관한 정의의 불명확성, 통계의 불완전성, 노동권 보호의 어려움, 지원 조치 실행 부족 등의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면서 긱 워커들에게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회보장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더 많은 부담을 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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