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매년 1월 전 세계 정·재계, 학계의 유명 인사가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창립자가 조직 내 차별 처우 논란 속에 소송을 당했다.
9일(현지시간) WEF 등에 따르면 이 회의체의 정책 전문가 토파즈 토마스는 최근 클라우스 슈밥(86) WEF 회장을 상대로 해고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슈밥 집행위원장은 경제학자이자 다보스포럼의 창립자다.
WEF에서 산업정책 전문가로 활동하던 토마스씨는 올해 초 출산 휴가에서 복귀했을 당시 6개월 임시직 제안과 함께 사실상의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흑인 여성인 그는 자신의 자리가 백인 여성으로 대체됐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이 WEF 조직 내에 존재하며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에 대한 인사 처우에도 차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씨는 미국 뉴욕에 거주 중인 관계로 맨해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일부 매체들은 토파즈 토마스 외에도 WEF 전직 직원들을 취재해 슈밥 회장이 50세 이상 직원들을 정리하라고 했다거나 임신한 직원의 경우 인력 대체를 검토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을 전하기도 했다.
WEF가 매년 글로벌 성평등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는데 조직 관리에서는 이런 취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전직 직원들의 비판을 소개하기도 했다.
WEF 측은 이런 주장이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WEF 사무국은 성명에서 "거짓 주장이 제기된 점이 실망스럽다. 이 문제가 법정에서 다뤄지면서 이런 주장이 경솔하고 거짓이라는 점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슈밥 회장은 미국 하버드대 교수 시절인 1971년 유럽 기업인 400여명을 초청해 유럽 경영자포럼'이라는 모임을 열었고, 이게 다보스포럼의 모태가 됐다. 이후 참석 대상을 전 세계로 확대하고 정치인 등에게 문호를 넓혔다.
지난 5월 슈밥 회장은 올해 안에 다보스포럼의 집행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이사회가 조직 경영을 책임지도록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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