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경제 둔화 속 대중 분노 표출 빈번해져"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중국의 잠자는 취업시장이 불안을 키우고, 부글부글 끓는 사회적 긴장이 수면위로 떠올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경제 둔화로 대중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일련의 폭력 사건과 사회적 분쟁이 뜨거운 논쟁을 촉발한 가운데 누리꾼과 전문가들은 실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의 풀뿌리 커뮤니티 일꾼 류페이와 그의 동료들은 자칭 '안정 유지 작업'을 하느라 요즘 바쁘다.
잠재적 사회 불안을 해소하는 일인데, 현재의 안 좋은 경제 상황이 그러한 일들을 많이 촉발한다.
류페이와 동료들은 매일 도움이 필요한 가구를 방문해 심부름 등을 해준다.
이들은 특히 좌절감·투자 실패·정신적 불균형·관계 문제·정신장애 등 5가지 문제와 관련 있는 사람들에 관심을 둔다.
류페이는 "우리는 장기 실업 상태이거나 빚이 있는 가정에 신경을 쓰며 그들의 우울과 분노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자 일대일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둔화하면 사람들은 더 공격적으로 되고 이방인들 간 분쟁이 증가한다"며 "나는 내 가족에게 낯선 사람과 싸우지 말라고 매일 말한다"고 덧붙였다.
SCMP는 "이들의 일은 대중의 분노 표출이 빈번해지면서 요즘 더욱 중요해졌다"며 중국 경제 둔화로 많은 가정이 소득 감소에 시달리고 미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근 벌어진 폭력 사건들에 대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반응은 중국 경제 둔화와 악화하는 고용 전망에 대해 널리 퍼진 불만족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달 10일 55세 남성이 미국인 강사 4명을 지린성의 한 공원에서 흉기로 찌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 중 한명은 미국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경찰은 가해자가 실업자이고 운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달 19일에는 한 남성이 상하이의 지하철역에서 승객 3명을 흉기로 찌른 사건이 보도됐다.
아울러 비슷한 시기에 상하이의 매너 커피에서 직원과 손님 간 충돌이 두 차례 벌어졌다.
매너 커피 사건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수십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얻었는데, 누리꾼들은 직원의 높은 노동 강도와 저임금이 손님과의 싸움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매너 커피에서 일반적으로 바리스타는 하루 300잔의 커피를 만들어 한 달에 대략 6천위안(약 114만원)을 번다.
상하이 푸단대 위하이 교수는 이런 사건들이 늘어나는 것이 최소한 부분적으로 실업률 상승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SCMP에 "특히 중산층은 실업과 소득 감소에 가장 타격을 받는 그룹"이라면서 정책입안자들이 사회적 상황에 민감해하고 민간 분야의 신뢰를 해치는 어떠한 정책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인민공안보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대중의 불안이 풀뿌리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층위에서 존재한다면서 자녀 교육비, 소득 압박, 모기지 비용 같은 요소들이 점진적으로 오프라인의 압박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적대적이고 대립이 심화한 여론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 당국은 청년 실업률이 약 20%로 치솟자 실업률 집계에서 재학생을 빼는 방식으로 통계를 조정했다.
중국 교육부는 올해 신규 대졸자가 1천179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사교육과 부동산 시장이 죽은 상황에서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은 감원에 나서는 등 고학력 청년의 취업 문은 수년째 좁아 사회적 불만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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