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러 전략적 패배 원해…특수군사작전 목표 달성할 것"
(로마·이스탄불=연합뉴스) 신창용 김동호 특파원 = 러시아는 11일(현지시간) 미국의 독일 내 장거리 미사일 배치 발표를 자국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며 군사적 대응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관련 질문에 "나토는 그 본질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확인했다"며 "나토는 대결의 시대에 대결 유지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동맹"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그 결과 유럽 대륙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우리는 나토의 군사 인프라가 지속적, 그리고 점진적으로 우리 국경을 향해 이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토정상회의 결정은 우리나라의 국가 안보에 매우 심각한 위협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나토를 저지하고 나토에 대항하기 위해 사려 깊고 조율된 효과적인 대응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국영 TV에서 "우리는 냉전을 향해 한 발자국씩 다가가고 있다"며 "대립, 정면 대치와 같은 냉전의 모든 요소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방의 참전은 전장에서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가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독일의) 미사일 배치 결정은 (러시아가) 특수군사작전의 목표를 달성해야만 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언급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이날 국방부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과 독일의 미사일 움직임을 예상했다"며 "균형 대응책 마련에 필요한 작업은 관련 국가 기관에서 사전에 시작됐고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긴장하지 않고 감정 없이 이 새로운 게임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우선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독일 양국은 나토 정상회의가 진행 중인 전날 낸 공동 성명에서 2026년부터 독일에 SM-6, 토마호크 등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양국은 성명에서 "이런 첨단 능력(배치)은 나토에 대한 미국의 공약, 유럽의 통합 억제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국이 중·단거리 미사일을 유럽과 아시아에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러시아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중·단거리 미사일의 생산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독일이 5월 말 자국의 무기로 우크라이나가 방어적 목적에 한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 러시아는 제3국에 서방 국가를 겨냥할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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