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회원국이면서도 친러시아·친중국 노선을 고수하는 헝가리가 반중 노선을 표명한 나토의 공동성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자국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나토는 방어동맹으로, 이를 반중국 블록처럼 조직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날 나토는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이 우크라이나 침공한 러시아를 돕는다고 비판했다.
씨야르토 장관은 "나토가 반중국 블록이 되는 것을 헝가리는 원하지 않으며 지지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헝가리는 서방의 반러시아·반중국 외교 기조에 엇박자를 내왔다.
헝가리가 하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이 된 직후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평화 임무'를 자임하며 지난 5일 모스크바를 찾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지난 8일에는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기도 했다.
지난 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목전에 두고 오르반 총리가 러시아와 중국 정상을 잇달아 찾아 상호 협력을 논의함으로써 헝가리는 '마이웨이'식 외교 노선을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씨야르토 장관은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지지하는 데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웠다.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전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불가역적인 길'로 규정하고 가입 노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씨야르토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개입은 동맹의 단결을 강화하지 않고 오히려 약화할 것"이라며 "나토의 방어 성격을 강화하기보다 러시아와 나토 사이의 충돌 위험을 초래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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