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모스크바 공격 가당키나 한가"…숄츠 "확전 막는 것도 임무"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지원받은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무제한 공격하게 해달라고 연일 요구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전면전으로 확전을 우려하는 서방 대부분 국가는 난색을 표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리가 이기고 싶다면, 우리 조국을 구하고 방어하고 싶다면 모든 제한을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회의에 참석한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도 공개 포럼에서 제한을 해제한다면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나토 동맹국들 반응은 신통찮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신과 미군, 정보 당국자들이 어디까지 공격할지 매일 판단을 내리고 있다며 "그게 사리에 맞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젤렌스키 대통령)가 모스크바를, 크렘린궁을 공격할 능력을 갖춘다면 그게 가당키나 한가"라고도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누구도 이전 조치와 지침을 바꿀 계획이 없다. 여기엔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최대한 지원하되 러시아와 나토의 전쟁으로 확대되는 걸 막는 게 우리 임무"라고 선을 그었다.
서방 국가 대부분은 자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으로 무기를 내줬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들어 전선에서 밀리자 러시아 본토를 때리도록 허용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미국과 독일은 지난 5월 동부전선 하르키우 방어 목적 등에 필요하면 자국 무기를 러시아 본토에 쏠 수 있도록 제한을 일부 해제했다. 이어 프랑스도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자국 미라주 전투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후 서방이 러시아 영토라고 인정하지 않는 크림반도를 사거리 약 300㎞인 미국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로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요구대로 '러시아 본토 깊숙이' 타격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미국과 독일의 일부 제한 해제 당시에도 '게임체인저냐, 아니냐' 의견이 분분했으나 한 달 넘도록 전선은 여전히 교착 상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정도가 서방 무기를 더 폭넓게 운용하는 데 긍정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무기 운용조건은 지원하는 각국이 결정하는 문제여서 우크라이나로선 당장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12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상징적인 보여주기식의 한 차례 공격을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민간인과 민간시설 공습에 쓰이는 (러시아) 공군기지의 체계적 파괴가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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